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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지원' 보도 나오자…"언론사 앞서 데모할것"

등록 2018.01.24 13: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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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박근혜 정부 시절 '관제시위' 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1.2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박근혜 정부 시절 '관제시위' 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1.24. [email protected]

이승철 前 전경련 부회장 법정서 증언
보수단체 지원 언론보도 나오자 회유
"어버이연합 등서 데모하면 무마될것"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한 관제시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현준(48) 전 청와대 행정관이 보수단체 지원 의혹 보도가 나오자 단체를 동원해 반대 시위를 하게 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4일 허 전 행정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1차 공판에 이승철 전 전경련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검찰은 이 전 부회장을 상대로 청와대 지시로 특정 보수단체에 금전적 지원을 하게 된 경위를 캐물었다.

 검찰은 권모 전 전경련 팀장의 진술을 들며 "2016년 4월 언론을 통해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거액 지원 의혹이 보도된 이후 허 전 행정관과 관련 논의를 했냐"고 물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전 행정관은 전경련 관계자에게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를 통해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앞에서 데모하게 할 것이다. 그럼 무마될 것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검찰은 "허 전 행정관이 전경련 측에 걱정하지 말라며 자금 지원을 빨리하라고 했다고 한 게 맞냐"고 묻자 이 전 부회장은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부회장은 "(전경련 직원으로부터) 시끄러운 와중에 오히려 더 세게 나가는 게 참 걱정이라는 얘기를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회장은 또 청와대의 강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수단체를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회장은 "청와대의 요구에 따르지 않았을 때 많은 불이익이 예상됐다"며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또 "자금 지원이 늦어지자 신동철 당시 비서관에게 지원 재촉 연락을 받았다"며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이 직접 챙기는 관심 사안이니 머뭇거릴 일이 아니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이 직접 챙긴다는 건 전경련에 근무하면서 처음 들어봤다"며 "지원을 안 할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허 전 행정관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경련을 통해 총 69억원을 특정 보수단체에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결과 허 전 행정관은 특정 정치성향 단체를 지정해 전경련에 자금을 지원하라고 강요했으며, 지원금은 단체 사업계획과 무관하게 집회·시위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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