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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차승우, 글렌 매트록과 평화 연주합니다

등록 2018.06.18 12: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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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8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그룹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13일 서울 상수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차승우, 크라잉넛 김인수, 이상면, 이상혁, 한경록, 박윤식. 2018.06.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8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그룹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13일 서울 상수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차승우, 크라잉넛 김인수, 이상면, 이상혁, 한경록, 박윤식. 2018.06.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40)는 한국에서 펑크록 시대를 연 로커들이다. 이들이 1970년대를 풍미한 영국 펑크록의 전설적 밴드 '섹스 피스톨스' 원년 멤버인 베이시스트 글렌 매트록(62)과 합동공연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등이 21~24일 서울 플랫폼창동61과 강원 철원군 고석정 일대에서 펼치는 'DMZ 피스 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마지막 날 한 고석정 무대에 오른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은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펼쳐지는 음악 페스티벌로, 올해 처음 열린다. '음악을 통해 국가, 정치, 경제, 이념, 인종을 초월하고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자'는 취지다.

매트록은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뒤. 영국 피스 트레인 조직위원회에 참여 의사와 함께 한국의 뮤지션과 협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무국이 크라잉넛과 차승우를 추천했다.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41)은 "의미가 있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록 페스티벌에서 우리가 전설로 여기던 펑크록의 레전드와 함께 공연하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라고 신기해했다. 드러머 이상혁(42)도 "섹스 피스톨스는 말 그대로 저희가 음악을 시작한 계기가 된 팀 중 하나"라면서 "아직까지 현실감이 없어요"라고 감격스러워했다.

록은 '평화'를 대변하는 음악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록음악은 죽었다는 외침'이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그룹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13일 서울 상수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차승우, 크라잉넛 김인수, 이상면, 이상혁, 한경록, 박윤식 . 2018.06.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그룹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13일 서울 상수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차승우, 크라잉넛 김인수, 이상면, 이상혁, 한경록, 박윤식 . 2018.06.18. [email protected]

그러나 정작 한국 펑크록 1세대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크라잉넛과 차승우는 홍대 앞 인디 신의 폭발과 함께 한 뮤지션들이다. 음악성뿐만 아니라 인디신에서 드물게 대중적인 인기도 확보했다.

1995년 공식 결성한 크라잉넛은 '말달리자' '밤이 깊었네' 등 큰 인기를 누린 곡들을 발표했다. 1998년 결성한 펑크 밴드 '노브레인' 출신 차승우는 '문샤이너스', '모노톤즈' 등 도전적인 밴드를 거쳤다.

한경록은 "록은 유행을 타지 않아요. 대중적인 코드가 아니고, 주류이기 보다는 변종 같은 부분이 있죠"라고 말했다. 차승우는 시대마다 인기 있는 음악이 달라지는 것은 '장르의 문제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문화라는 것은 취향이 계속 바뀌죠.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포커싱할 수 있는 음악 장르도 마찬가지에요. 지역마다 달라서 자메이카는 레게의 형태로 나온 것이죠."

펑크록에 대해 주목도가 낮아지니 오히려 부담감도 줄었다. "음악 본연의 즐거움을 십분 만끽할 수 있다"는 차승우 같은 긍정도 있다. 그는 "이 신에 몸 담은 지 벌써 20년이 지났죠. 신 자체도 변했고, 제 생각도 변화의 과정을 거쳤어요. 20년을 해보니 즐거워서 하는 것이라는 결론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느낌은 들어요"라고 즐거워했다.

크라잉넛 키보디스트 김인수(45)는 "사람들이 줄어들면 신이 견고해지는 동시에 하드코어 해지죠"라면서 "마니악해지면서 더 진해지는 것이에요"라고 웃었다. "디지털 카메라가 생겼다고 필름카메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펑크록 신 역시 마찬가지죠."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그룹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13일 서울 상수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차승우, 크라잉넛 김인수, 이상면, 이상혁, 한경록, 박윤식. 2018.06.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그룹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13일 서울 상수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차승우, 크라잉넛 김인수, 이상면, 이상혁, 한경록, 박윤식. 2018.06.18. [email protected]

록을 넘어 음악신에 장밋빛 기대감이 넘치는 이유다. 10월 정규 8집을 발매할 예정인 크라잉넛, 7월 말 솔로 싱글을 낼 차승우는 여전히 음악에 애정이 넘친다.

크라잉넛 보컬 박윤식(42)은 "비단 록 음악 뿐만이 아니에요. 레게나 힙합으로 동서양 사람들이 같이 '말을 달리면서' 즐길 수 있죠. 음악이 종교와 이념을 떠나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차승우는 록의 야성에 주목했다. "록음악의 특징은 혼종이라는 점과 친노동계급 음악이라는 것이에요. 돈 없고 억울해도 원초적인 형태죠"라고 자부했다.

크라잉넛과 차승우 그리고 매트록이 함께 연주하고 부를 곡은 아직 비밀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모습을 상징하는 음악이 된 독일 록밴드 스콜피언스의 '윈드 오브 체인지(Wind of change)'처럼 한반도의 평화를 노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이 부르고 싶어하는 '평화의 노래'는 무엇일까. 크라잉넛은 자신들의 노래 '룩셈부르크'를 꼽았다. "피부색깔, 말은 모두 틀려도 / 우리는 자랑스런 인간이다 / 다같이 노래하자 룩셈부르크"라는 노랫말과 신나는 리듬은 그 자체로 평화를 노래한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8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그룹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13일 서울 상수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크라잉넛 박윤식, 차승우, 크라잉넛 김인수(뒤), 한경록(앞), 이상면, 이상혁. 2018.06.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018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그룹 크라잉넛과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13일 서울 상수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크라잉넛 박윤식, 차승우, 크라잉넛 김인수(뒤), 한경록(앞), 이상면, 이상혁. 2018.06.18. [email protected]

차승우는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록밴드 '들국화'의 '세계로 가는 기차'와 '비틀스' 출신 존 레넌의 '기브 피스 어 챈스(Give Peace a Chance)' 등을 지목했다.

크라잉넛 멤버들은 "통일이 되면, '피스트레인'을 타거나 말을 타고 달려 룩셈부르크까지 가서 노래하고 싶다"며 입을 모아 웃었다. 차승우 역시 "세계로 가는 기차를 타고 무반주로 '기브 피스 어 챈스'를 부르고 싶다"며 껄껄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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