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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트럼프, 군사개입 대신 효과 빠른 경제 제재로 독자외교"

등록 2018.08.13 11: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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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외 제재, 새로운 수준 들어서"

비용 많이 드는 군사개입...경제 제재는 위협만으로도 즉각적 효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시회에 진열된 미국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2018.7.2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시회에 진열된 미국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2018.7.24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개입 대신 즉각적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제 재재를 활용하며 독자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군사적으로 얽히는 상황을 피하며 강력한 효과를 낼 목적으로 제재를 적극 활용하고 나서면서 미국의 대외 제재가 새로운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미국인 목사 구금을 이유로 터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올리고 리라화가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이달 들어 28% 추락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8일에는 러시아가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해 영국의 이중 스파이 암살을 기도했다며 러시아 제재를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루블화 가치는 6% 하락했다.

 이란도 미국의 압박에 처해 있다. 미국은 5월 이란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한 뒤 이달 7일부터 이란 독자 제재를 복원했다. 이 여파로 올들어 리알화가 60% 급락하자 이란 중앙은행은 외화 유통 통제에 나섰다.
 
 미국의 제재는 1990년대부터 점점 늘어나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 시절  2001년 9.11테러 이후 정점에 달했다. 트럼프는 효과가 미미한 군사개입을 회피할 강력한 행정적 조치를 추구하면서 미국의 제재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적만 겨냥하고 있지 않으며 동맹국들의 지지 없이 단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들 반발에도 이란 제재 복원을 강행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터키 제재는 이례적인 조치다. 나토(NATO. 북대서양조야기구) 회원국인 터키가 미국인을 구금 중이라는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나토 동맹국에 제재를 부과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관리국(OFAC) 출신 관료인 대니얼 태너바움은 "트럼프는 제재를 즉각적 효과를 가져오는 경제적 미사일처럼 사용한다"며 "대통령은 신속한 결과를 얻길 바라며 제재를 쓴다. 약간의 위협만으로도 목표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콜럼비아대학의 제재 전문가 리처드 네퓨는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4월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의 올레크 데리파스카 회장을 제재하려다가 시장이 술렁이자 완화 움직임을 취한 사례를 언급하며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퓨는 미국의 동맹들이 이란 제재 복원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은 기업들이 제재를 빠져나갈 구멍이 산적함을 의미한다며 이란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제이컵 루는 다자적 방식으로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할 수 있었다며 "지금 미국 정책을 보면 불확실성만 가득해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니얼 프라이드 대서양협의회(AC) 연구원은 과도한 제재로 달러외 통화를 사용하는 나라들에게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는 등의 장기적 여파가 우려된다며 "제재 남용을 무릅쓰면 그 대가로 정책적 도구가 약화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경우 트럼프가 미국의 독자적 노선이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다자 제재를 이행하고 있는 예외적 사례로 꼽힌다. 오바마 전 행정부 인사들을 포함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전략이 북한을 협상에 임하게 만들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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