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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대표 "트럼프, 세계대전 직전 시대 떠올리게 해"

등록 2018.08.13 15: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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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언론·소수계층 겨냥 발언, 폭력 선동 같아"

"트럼프 '전시효과', 권위주의 국가들 영향 미칠까 우려"

【베드민스터 ( 미 뉴저지주)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국제골프클럽 앞에서 기자들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미소짓고 있다.  2018.08.12

【베드민스터 ( 미 뉴저지주)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국제골프클럽 앞에서 기자들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미소짓고 있다.   2018.08.1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퇴임을 앞둔 자이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언론과 소수계층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사는 1·2차 세계 대전 직전의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경고했다.

 알 후세인 대표는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미국 정부들과 다르게 인권에 대한 우려가 결여돼있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알 후세인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언론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자신의 일을 할 뿐인 언론인들에게 해를 입히는 상황을 매우 쉽게 조성할 수 있다. 자체 검열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맥락에서 이는 폭력 선동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며 만약 집회를 취재하던 기자가 흉기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여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이 유죄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반언론 행보는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이 이전보다 과감하게 언론 탄압을 일삼게 한다며, 캄보디아의 장기 집권자 훈센 총리는 민간 언론을 폐쇄시키며 트럼프와 비슷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전시 효과'(타인의 행동에 영향받아 모방하는 현상)를 일으킨다. 보다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하거나 독재를 추구하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이를 따라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알 후세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책과 소수계층을 표적으로 한 발언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편견과 편협함, 국수주의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아 온 집단을 겨냥한 언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20세기의 한 기간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정치적 이득을 위해 취약계층을 겨냥한 감정을 부추기곤 했다"고 말했다.

 요르단 왕자이자 외교관인 알 후세인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임기 때인 2014년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맡았다. 그는 작년 1월 트럼프 취임 이후 미 국무부와의 접촉이 급격히 줄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주재 대사를 지명하지 않은 데 이어 아예 UNHRC를 탈퇴한 일을 거론하며 "국제적으로 인권을 옹호하던 이전 정권들과 거리를 두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알 후세인 대표는 이달 말 임기를 마친다. 후임에는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이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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