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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가 보험사기 기획…사고 287건 내서 18억원 편취

등록 2018.10.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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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가 동료·지인·가족·계약자 동원해 '고의사고'

보험설계사 12명 중 8명은 현재도 활동

보험설계사가 보험사기 기획…사고 287건 내서 18억원 편취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1 경기지역 30대 보험설계사 A씨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약 5년간 무려 47건의 고의사고를 일으켜 2억7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A씨는 고급차나 수입차를 이용해 진로변경이나 교차로 진입 차량을 골라 사고를 내고 차량 수리비를 받아내는 식으로 이윤을 취했다.

#.2 강원지역 40대 보험설계사 B씨는 동료 설계사 2명과 자신의 자녀, 지인을 동원해 2014년 3월부터 5년간 아홉 차례의 사고를 일부러 낸 뒤 77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 공모 차량이 정차해있으면 후미에서 고의적으로 추돌하는 수법으로 합의금과 대물수리비를 편취하는 수법을 택했다.

해박한 보험지식을 지닌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사기 행각을 벌이다 당국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설계사 등 24명이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287건의 고의사고를 유발해 약 18억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단독으로 사고를 유발하거나 동료 보험설계사, 보험계약자, 지인, 가족 등과 공모해 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타냈다. 적발된 인원은 보험설계사가 12명, 보험계약자가 5명, 보험설계사의 지인이 5명, 가족이 2명이다.

이들은 보험지식을 이용해 지능적이고 지속적으로 보험사기에 나섰다. 법규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낸 뒤 경미한 사고임에도 허위로 입원해 합의금과 입원일당 등을 받아내고 차량 미수선수리비를 편취하기도 했다.

1인당 평균 16건의 사고를 일으켰고 약 7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1건당은 약 400만원을 챙겼다.

보험설계사 12명에게는 약 13억원의 보험금이 돌아갔다. 특히 A씨는 혼자서만 47건의 사고를 고의로 일으켜 2억7000만원을 챙겼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보험설계사 12명 중 8명은 현재도 보험모집 활동 중이다. 나머지 3명은 올해 2월까지, 1명은 2013년 6월까지 보험설계사로 일했다.

금감원은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 24명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했다. 혐의입증을 위해 보험금 지급서류와 입증자료를 첨부한 사고일람표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지 확정판결을 받은 보험설계사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등록취소 등의 행정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보험설계사와 공모해 보험금을 편취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현혹돼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를 벌이다 적발된 보험설계사는 2015년 912명, 2016년 1019명, 2017년 1055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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