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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 4명중 1명이 포퓰리즘 지지…20년새 3배 증가

등록 2018.11.21 17: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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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1개국 대상 정당 지지 추이 조사

20년전 포퓰리스트 정당 지지자 7% 안팎

금융위기와 유럽 난민위기 이후 급증

【헤센(독일)=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열린 헤센주 지방선거에서 약진한 '독일을 위한 대안' 당 당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은 득표율이 이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2018.10.29

【헤센(독일)=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열린 헤센주 지방선거에서 약진한 '독일을 위한 대안' 당 당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은 득표율이 이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2018.10.29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유럽에서 포퓰리즘이 빠른 속도로 퍼지며 기성 정치 질서를 흔들고 있다.

유럽인 중 포퓰리스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20년 새 3배로 늘었다. 4명 중 1명은 포퓰리스트 정당에 표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주요 정치학자 30명여명과의 협업을 통해 지난 20년 간 유럽 31개국의 총선 결과를 비교 분석해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포퓰리즘은 1998년 이래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포퓰리스트 정당의 지지표는 유럽 인구의 7% 안팎에 불과했다.

연구에 참여한 마테이스 루두인 암스테르담 대학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 지지자는 정치판의 변방에 위치했다"면서 "최근에는 포퓰리즘의 지지 기반이 점점 풍성해지고 있고, 포퓰리스트 정당의 성과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도널드 프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등도 포퓰리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포퓰리즘의 비판론자들은 이들이 언론 자유와 사법부의 질서를 해치거나, 소수자의 권리를 묵인하는 식으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복시킨다고 지적한다.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성공을 이룬 우파 포퓰리스트로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나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유럽 뿐만이 아니다. 세계 7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 미국, 브라질, 멕시코, 필리핀에서도 포퓰리스트를 자처하는 인물이 리더로 선출됐다.

【서울=뉴시스】 포퓰리스트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1998년 이래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포퓰리스트 정당의 지지표는 유럽 인구의 7% 안팎에 불과했다. (사진=가디언 캡처) 2018.11.21.

【서울=뉴시스】 포퓰리스트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1998년 이래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포퓰리스트 정당의 지지표는 유럽 인구의 7% 안팎에 불과했다. (사진=가디언 캡처) 2018.11.21.



시기적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와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이후 반체제 포퓰리즘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급증했다. 경제 위기와 '반이민자주의'가 맞물리며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대안당(AfD)은 모든 주의회에 진출해 90개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해 3월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와 극우 '동맹'이 50%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에서도 극우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가 49%를 얻었다.

일부 포퓰리스트 정당의 경우 오히려 약화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벨기에의 극우정당 '블람스 벨랑'은 지난 10년간 세력이 위축되는 추세다. 세력이 약해지며 어쩔 수 없이 연립정부를 구성해 타협을 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핀란드에서는 연정에 가담한 두 개의 포퓰리스트 정당이 의견 차를 보이며 갈라진 뒤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좌파 포퓰리스트 정당인 그리스의 시리자의 지지율은 3년만에 36%에서 25%로 하락했다.

그러나 속단하기엔 이르다. 가디언은 내년 상반기로 예전된 우크라이나와 덴마크, 핀란드와 벨기에의 선거는 포퓰리즘의 흥행과 쇠퇴의 방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지아대학교의 국제문제 전문가인 카스 무드 교수는 "단기적으로 포퓰리스트 정당의 위세는 강하게 유지될 것이다"며 "문제는 포퓰리즘을 표방하지 않는 정당이 어떻게 대응하는 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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