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지역이슈]'마이너스의 손'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이전 ‘논란’

등록 2019.04.19 06:30:00수정 2019.04.19 15:41:0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면세점 운영비가 매출액 넘어서 적자 경영…지난해만 40억원 손실

제주공항으로 면세점 이전에 사활…JDC와 제살깎아먹기 경쟁 우려

【제주=뉴시스】제주관광공사 전경.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제주관광공사 전경.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제주관광공사가 면세점 운영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밀어내고 제주공항으로 면세점을 이전하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지방공공기관통합공시 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관광공사의 총매출액은 696억7400만원으로 전년 동기(607억5000만원)보다 14.69%(89억2400만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에서 비용을 제한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2017년 당기순이익은 1억78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의 경우 마이너스 40억8900만원을 기록한 것이다.

앞선 2016년에도 29억8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제주관광공사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와 신화월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 두 곳의 판매관리비가 매출총이익을 넘어선 데 따른 결과다.

지난 2017년 손익계산서를 기준으로 들여다보면 제주관광공사의 판매관리비는 246억8200만원으로 매출총이익(240억8700만원)을 5억9400만원 초과했다.

특히 여행사가 고객들에게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을 소개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 등을 나타내는 항목인 판매촉진비가 50억원에 달했다.


【제주=뉴시스】제주신화월드에 있는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뉴시스】제주신화월드에 있는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이외에도 임차료(38억9100만원), 용역비(33억9200만원), 지급수수료(21억1000만원) 등이 판매관리비로 지출됐다.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지출하는 금액이 더 많아 손해를 보는 기형적인 구조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호형 제주도의원(일도2동갑)은 지난 11일 열린 도정질문에서 “제주관광공사는 면세시장을 모범적으로 선도하기 위해 다른 대기업과 달리 송객수수료로 관광객을 끌어들이지 않는다고 했지만 판매촉진비 명목으로 상당액을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제주관광공사는 제주 업체로서의 포지션을 키우지 못한 상황”이라며 “도의 운영비 보조가 없었다면 적자의 폭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주관광공사의 면세점 운영 능력은 도내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라와 롯데에 비교해도 초라한 수준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주 지역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은 2629억원, 2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58%씩 성장했지만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의 경우 48억원으로 19% 감소했다.


【제주=뉴시스】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 (사진=뉴시스DB)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관광공사는 현재 ICC제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면세점을 제주공항으로 이전하면 적자를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홍배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올해 초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국정 핵심과제로 추진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면세점의 공항 이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공항에서는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JDC의 동의가 없으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관광공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JDC 관계자는 “제주관광공사의 협의 요청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민감한 사안이라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도내 관광업계에서는 제주관광공사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제주관광공사 면세점이 제주공항에 입점한다고 해서 시너지를 낼 것 같지는 않다. JDC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될 우려도 있다”면서 “제주관광공사는 브랜드 경쟁력이 낮아 면세점의 대기업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제주공항에 입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