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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뉴욕 이민자·매춘부·마약상에게서 채집했다, 지하경제 '플로팅 시티'

등록 2014.07.18 08:11:00수정 2016.12.28 13: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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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괴짜 사회학'으로 주목받은 사회학자가 수디르 벤카테시다. 시카고 빈민가로 뛰어들어 10년간 갱단과 생활하며 연구한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뉴욕의 지하경제 종사자들과 함께하며 기존의 사회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을 목격한다.  jb@newsis.com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괴짜 사회학'으로 주목받은 사회학자가 수디르 벤카테시다. 시카고 빈민가로 뛰어들어 10년간 갱단과 생활하며 연구한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뉴욕의 지하경제 종사자들과 함께하며 기존의 사회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을 목격한다.

 과거에는 계층과 지역의 경계 안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제자리를 떠나 경계를 뛰어넘으며 전에 없던 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부유하고(float) 있었다. 벤카테시는 뉴욕에서 새롭게 맞닥뜨린 변화의 비밀을 풀 열쇠를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지하경제에서 찾는다. 그리고 복잡한 도시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골목길과 빌딩숲을 부유하며 이민자와 매춘부, 사교계 명사와 거리의 마약상에게서 이야기를 채집했다.

 사회의 최약층에 관심을 가져온 그는 설문조사와 통계, 이론화 작업으로 점철하는 전통적인 사회학 연구 방법에서 벗어나, 자신이 연구하고자 하는 현장에 뛰어들어 직접 사람들과 부대끼며 그들의 생활상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전작이 시카고의 빈민가에서 갱단과 함께한 기록을 통해 가난과 빈곤의 진짜 얼굴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뉴욕의 지하경제 종사자들을 밀착 동행 취재해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양상을 그려냈다.

 그 과정에서 승승장구하는 사회학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성찰하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걸 기대하기 마련이다.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화가 나기도 한다. 어쩌면 나는 이런 이유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는지도 모르겠다. 정작 나는 빈민과의 차이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해놓고 세상이 그들을 차별한다고 떠들고 가르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벤카테시는 더이상 빈민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하경제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각양각색의 사회 세력을 폭넓게 조망하고 이들과 더불어 뉴욕 전체를 함께 부유하며 더 깊이 개입한다. 논문으로는 다루기 어려운 그들의 움직임을 담기 위해 다큐멘터리 감독을 자처하기도 한다.

 사회학 연구의 출발점이 구체적인 인간의 사회적 행위의 분석이라면, 계층과 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사회적 유동성을 기록한 '플로팅 시티'는 10년간의 현장 연구가 빚어낸 생생한 사회학적 보고서다. 문희경 옮김, 368쪽, 1만6000원,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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