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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송인현, 국악가족극으로 스펙트럼 넓혔다…'마당을나온암탉'

등록 2016.02.26 06:14:00수정 2016.12.28 16: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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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23.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송인현(57) 극단 민들레 대표는 공연계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아버지로 통한다. 작가 황선미(53)씨의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00년 출간 이후 150만부 이상 판매되고 25개국에 수출된 작품이다.

 알을 낳을 수 없어 주인에게 버림받은 암탉 '잎싹'이 주인공이다.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우연히 발견한 청둥오리의 알을 품어 아기를 만나려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다.

 송 대표는 2002년 이 작품을 연극으로 옮긴 뒤 지난해 뮤지컬로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 초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과 손잡고 국악 가족음악극으로 탈바꿈시켰다.  

 27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서울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 작품은 매진에 가까운 관심을 모으며 가족 공연계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23.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23.  [email protected]

 송 대표는 "원작에 유니버설한 이야기로 시대를 아우르는 힘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의 새로운 고전이 되지 않을까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기반으로 한 발레, 한국무용, 창극에 힘도 보탰다. 이 작품이 거의 무대 장르로 탈바꿈하는 데 산파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문학으로부터 연극이 출발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연극은 연극이라고 생각했다. 희곡 없이도 연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민들레 창단 초기에는 대본을 쓰지 않고, 공연을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하다 허전함을 느낄 때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었다. 문학성이 주는 감동이 있더라. 문학성을 담보로 공연을 만드는 건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의 철학이 그 생각을 접게 만들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23.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23.  [email protected]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무조건적인 선악의 대립을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족제비가 닭과 오리들을 괴롭히는 이유가 자신의 자식인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먹먹함이 밀려온다.  

 송 대표는 "족제비라는 캐릭터에 애정이 넘치는 걸 지켜보면서 세상일이 명쾌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알게 됐다. 답을 작정하고 쓸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이처럼 모성과 다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아우른다. 엄청난 스펙트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국악 선율을 통해 극적 전개를 이끌고 배역들의 감성을 표현하는 데 힘썼다. 해금과 소금 등 선율악기는 서정적인 부분을 표현한다. 잎싹 역을 맡은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위희경(가야금 병창)은 구성진 소리로 배역의 감정을 전한다. 또 '꼬꼬댁 꼬꼬' 등의 닭 울음소리, 풀피리 소리와 비슷한 오리울음 소리 등을 국악 장단으로 활용한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2.23.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2.23.  [email protected]

 송 대표는 "서양 음악이 바탕이 된 뮤지컬은 전자음악을 사용해 기계적이고 정확하지만 정서를 끄집어내는 데 어딘지 모르게 딱딱한 부분이 있다. 근데 국악기는 감성이 그대로 드러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말로 국경을 넘나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바람도 있었다. "넌버벌 퍼포먼스가 아닌 우리말 연극을 해서 국경을 넘는 것이 진짜 국경을 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지금 우리 이야기다. 19세기 한국의 멋은 우리도 이미 잘 알지 못한다. 살아 숨쉬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거지. 물론 전통도 중요하지만 우리 말로 지금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국경을 넘고 싶다." 그러면서 중국 등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 공연 관련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1980년 연극배우로 연극계에 발을 들인 송 대표는 1996년 민들레를 창단했다. 1999년 스포츠조선 뮤지컬 공모에 '맹진사댁 경사'를 각색한 '그건 사랑이야'를 당선시키기도 했다. 이후 '이야기 심청', '똥벼락' 등 어린이극, 가족극의 대부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2.23.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가족음악극 '마당을 나온 암탉'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송인현 씨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2.23.  [email protected]

 '마당을 나온 암탉'을 통해서는 민과 관이 협력하는 좋은 공연 프로젝트의 선례를 남기고 있다. 제작은 민들레가 맡고 국립국악원에서 음악 등을 지원했다.  

 작년 국립국악원의 어린이음악극 '솟아라 도깨비'를 연출하기도 했던 송 대표는 "내가 일정 혜택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성과를 통해 좀 더 많은 동료 예술인들이 관과 협력해서 좋은 선례를 계속해서 만들어갔으면 한다. 역량을 나누면서 윈윈할 수 있는 협력 체계"라고 전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 대해 호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보기에 다소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줄거리를 이해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작품 속 동물들을 보면서 흉내를 내면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당장 반응이 나오지 않더라도, 이런 관람을 통해 하나둘씩 정서가 쌓인다고 본다. 당장 이해를 하기보다는 축적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적인 호기심과 탐구 영역이 필요하다는 거다. 우리나라 어린이극이라면 선악 구도가 분명한데 곱씹을 수 있는 작품도 필요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 대한 송 대표의 계획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이번에는 오케스트라 반주에 성악가들이 참여하는 형태의 클래식 버전의 무대를 구상 중이다. 지방의 시향과 논의 중이며 이르면 내년에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전용관도 개설, 관광상품으로 키우고 싶다고 바랐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대할 때마다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느낌이다. 아직 정상에 깃발은 꽂지 못하고 80% 올라갔다 내려오고, 90%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고…. 그걸 지속적으로 하는 느낌인데, 매번 재미있고 행복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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