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국제

"북한, '려명거리 조성' 속도 내려고 건설노동자 마약 지급"

등록 2016.08.11 02:25:14수정 2016.12.28 17:29:3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북한이 '려명거리'에 들어설 마천루 건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공공연하게 마약을 지급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메타암페타민류 마약 '크리스탈 메스'(crystal meth)를 받아 먹고 있다고 전했다.

 필로폰의 주성분인 메타암페타민은 '얼음'(ice)이라고도 불린다.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흥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심박수와 혈압을 높여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간 복용할 경우 뇌손상을 가져온다. 과다 섭취할 경우 쇼크나 폐·신장·위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소식통은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마감일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에 이 같은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마약을 들이마신 북한 노동자들은 환각에 취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식욕을 억제시킨다고 했다. 효과는 보통 12시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평양에서는 마천루와 아파트 건물 60채 등을 짓는 대규모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북한 김정은이 평양에 '려명거리'를 조성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북한 언론 등에 따르면 이 거리에는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와 과학자, 연구사들이 거주할 70층 짜리 건물과 탁아소, 유치원, 세탁소 등 공공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 평양 소식통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건설 노동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을 지급한다"며 "작업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그들은 일에 지독히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국제 인권단체는 북한의 노동 환경이 '노예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김정은을 제지할 것을 유엔에 촉구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국장은 "이곳에서는 노예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 일을 빨리 마치기를 원한다면서 왜 임금을 주는 대신 마약 지급에 의존하느냐"라며 "북한 당국은 그들이 발전된 국가라는 점을 어떻게든 보여주려고 건물 짓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런 노동 행태는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1970년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메타암페타민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생산품을 자국내는 물론 필리핀과 태국 등 아시아 국가에도 수출했다. 2000년대 초 북한이 아편 생산을 중단하자 메타암페타민 사용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