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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연내 이전 '불투명'

등록 2016.08.19 11:04:34수정 2016.12.28 17: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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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환경단체연합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추진위원회가 5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삼표레미콘 공장 앞에서 삼표레미콘 공장 폐수 무단 방류 규탄대회를 열고 공장의 사과와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서울숲 인근에 위치한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의 이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올해 안으로 공장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지만 아직 서울시는 구체적인 이전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황이라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성수동 레미콘 공장 이전과 함께 서울숲, 뚝섬 유수지, 승마장 등 성수동 일대 89만㎡에 대한 전반적인 개발 계획을 다루는 '성수동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성수동 레미콘 공장 이전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오랜 숙원이다. 삼표그룹은 1977년부터 성수동 1가에 2만8873㎡ 규모의 레미콘 공장을 가동해왔다. 하지만 교통 체증, 소음, 환경 오염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부지 이전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삼표가 레미콘 공장을 통해 폐수를 중랑천에 무단 방출한 현장이 적발되면서 성동구청으로부터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박 시장도 올해 1월 성동구청에서 열린 '성동구 신년인사회'에서 성수 레미콘 공장의 이전 문제를 올해 안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2006년 땅 주인인 현대차그룹이 해당 부지에 110층 규모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2012년 박 서울시장이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 건립을 제한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국전력부지를 낙찰 받고 105층 빌딩을 짓기로 하면서 공장 이전은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주민들은 지역 시의원과 구의원, 직능단체장 등으로 구성된 이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서명운동을 벌이고 서울시에 공장 이전 촉구안을 제출하는 등 공장 이전에 힘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성수 레미콘 공장 이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레미콘 공장 이전을 포함한 성수동 종합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 기술용역을 진행하는 수준이라 실제 계획을 세우고 이전하기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4월 기술용역을 맡겨 올해 12월에 끝나지만 이 역시도 계획이 아닌 구상에 관한 용역"이라면서 "삼표 레미콘 공장 이전 문제는 시장 비서실에서 직접 챙기는 사안이라 어느 정도 협의가 진행됐는지는 정확히 파악이 안된다"고 전했다.

 이어 "레미콘 공장을 이전하면 그 부지를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서도 "공장 이전이 틀어질 경우도 대비해 다양한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지자체인 성동구 역시 서울시가 직접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로 하면서 서울시 결정을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동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구청에서도 서울시가 종합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정도만 알고 있고 어느 정도 진척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 "아직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데 구청에 협의가 온 것은 없다"고 전했다.

 공장을 운영 중인 삼표그룹 역시 부지 이전을 할 의지가 크게 없는 상황이다. 레미콘 공장 부지의 약 80%(2만2924㎡)는 사유지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땅 주인이다. 나머지(5949㎡)는 국·공유지로 대부분 점용허가를 받아 공장 부지로 활용하고 있다.

 특시 삼표는 성동구청이 폐수 무단 방류로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내리자 법원에 행정 조치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표가 서울시와 주민들의 압박에도 공장 이전을 하지 않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삼성동 GBC건립에 영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지선씨는 현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부인으로 두 회사는 사돈 기업이다. 이에 두 그룹은 여러차례 일감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레미콘 특성상 생산 후 90분 이내에 타설을 마쳐야하는 만큼 GBC 건립에 들어가는 대규모의 레미콘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성수동 레미콘 공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최근 레미콘 운송업체들이 '8.5제(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근무를 도입함에 따라 성수동 공장이 이전하면 수급 문제로 공기가 늘어날 우려가 크다.

 이에 성수동 레미콘 공장의 땅 주인인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공장 이전 협상을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은 4개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도 주거 지역이 밀집된 곳에 세워진 것은 삼표의 성수 공장과 풍납 공장 2개"라면서 "풍납 공장 역시 몽촌토성 복원을 위해 서울시가 보상을 하면서 부지를 매입하려고 했지만 삼표의 반대로 무산 위기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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