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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내 첫 전도성 섬유개발한 최철수씨...'11월의 기능한국인' 선정

등록 2016.11.24 09:02:13수정 2016.12.28 17: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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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11월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된 최철수 아진일렉트론 대표(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서울=뉴시스】'11월의 기능한국인'에 선정된 최철수 아진일렉트론 대표(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불모지 개척해 세계 1위 생산기업으로 우뚝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내 최초로 전도성(傳導性) 섬유 개발로 불모지나 다름없던 시장을 개척한 최철수(60) 아진일렉트론 대표를 '11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최 대표는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전자파를 막는 전도성 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숙련기술인이다. 25년간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로 국내에서 불모지였던 전도성 섬유 시장을 개척했다.

 전도성 섬유는 부도체인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아크릴 등의 섬유 표면에 금, 은, 동, 니켈 등을 얇게 입혀 전기를 쉽게 통하도록 하면서도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를 가려서 막는 섬유소재로 도금기술이 중요하다.

 전도성과 유연성이 높고 가림 효과가 뛰어나 휴대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의 전자기기 부품 소재로 사용되며 건축, 의류,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최 대표는 경남공고 화학공학과 졸업후 화학제품 회사와 반도체 도금업체에서 도금기술을 배웠다. 외국계 약품회사에서는 기술영업직으로 일하며 화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도금기술을 익혔다.

 당시 전도성 섬유분야는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수입하는 불모지로 최 대표는 틈틈이 배운 화학의 원리와 도금기술로 전도성 섬유를 개발·판매하면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부친의 집을 담보로 대출받고 퇴직금을 더해 1991년 장림도금단지에 약 30평 규모의 공장을 빌려 회사를 차렸다.

 그는 창업후 일주일중 하루만 집에 갈 정도로 제품개발에 매진해 창업 첫해 섬유(직물)상의 금속 도금(동, 니켈) 개발에 성공했고 전자파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TV 전면 부착용 보안기와 컴퓨터 보안기 등에 단순기능의 도금을 했다.

 하지만 곧 위기가 찾아왔다. 창업한지 2년이 지났을 무렵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더구나 월매출이 1000만원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8400만원의 부도를 맞았다. 그의 아내가 목욕탕 청소부로 나설 만큼 생계가 막막했다.

 최 대표는 "삶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아내와 직원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며 "나중엔 오기가 생겼다. 전도성 섬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일념으로 죽을 힘을 다해 일어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 대표의 경영철학은 '최초에서 최고로, 최고에서 최선으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모든 생산설비에 자가설계·생산·조립을 통해 기술의 국산화를 이룬 것도 경영철학 덕분이다.

 전자파의 유해성이 부각되고 휴대전화 보급으로 전자파를 막기 위한 섬유수요가 급증하면서 라인 증설 등을 통해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IMF땐 오히려 주문이 밀려들었다.

 2001년 LG전자로부터 미국 애플사의 OEM제품을 수주한데 이어 2002년부터 중국과 대만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무전해 도금 방식의 전도성 블랙 폴리우레탄 폼(Form)을 개발했다.

 25년전 직원 5명과 함께 차린 영세한 업체가 지금은 세계 생산량 1위 기업으로 우뚝섰다. 고객맞춤형 제품개발과 생산 전문화, 원가절감 등을 통해 세계 1위의 생산량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첨단 신소재 분야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R&D 센터를 세웠다.

 아진일렉트론의 연간 생산량은 약 780만㎡로 글로벌 수준이지만 신뢰성 테스트 및 실험장비를 통한 철저한 품질관리로 불량률은 1~2%에 불과하다.

 이런 품질 덕분에 아진일렉트론 제품은 스마트폰, 스마트TV, 의료기기, 자동차 시트, 게임기, 스포츠 센서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삼성, LG, 3M, 벤츠 등 글로벌 기업에서 믿고 쓰고 있다.

 해외 수출이 증가하면서 2008년 오백만불 수출탑에 이어 2010년에는 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연평균 20% 이상 고성장을 해온 아진일렉트론은 올해 4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 2020년 이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이 목표다.

 최 대표는 신기술 개발뿐 아니라 철저한 인재육성과 고용보장을 회사의 성장 밑거름으로 두고 있다.

 도금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20~30대 근로자 비율이 52%에 이르고 대졸자 비율도 45%를 차지한다. 정년퇴직도 없어 70대 직원이 일한다. 

 최 대표는 "직원들의 제안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는데 귀를 열다보면 기가 막힌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다소 엉뚱한 아이디어도 있지만 실무자들이 내는 제안은 상당한 가치가 있고 효과를 얻을 때가 꽤 있다"며 "마음을 열고 직원들과 소통하면 많은 것을 얻게 된다"고 흡족해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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