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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가능할까, 할리우드스타 포르노영화 ‘님포마니악’ 한국개봉

등록 2014.01.22 07:01:00수정 2016.12.28 12: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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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할리우드 스타가 극중 직접 성관계를 했다고 알려지면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가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58)의 ‘님포마니악’이다.  tekim@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할리우드 스타가 극중 직접 성관계를 했다고 알려지면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가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58)의 ‘님포마니악’이다.

 한국에서 개봉할 수 있을까. 현 심의체계와 상영환경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폰 트리에 감독의 전작 ‘멜랑콜리아’(2011)를 수입한 영화사 측은 “배급사인 노르디스크필름으로부터 수입 제의를 받았지만 일단 거절했다. 성인영화 전용관이 없는 국내에서 심의를 통과해 상영되는 것은 어려우리라 본다”며 “내용도 너무 파격적이라 국내 정서와 맞을는지도 의문”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전작 ‘안티크라이스트’(2009)를 수입한 영화사 측도 “아무리 좋은 영화여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수익을 낼 수 없는데 섣불리 수입을 할 수 있겠느냐”며 “시간이 좀 흐른 뒤 심의를 통과하면 돈을 지불하겠다는 조건으로 수입을 시도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티크라이스트’는 성기 노출 등 민감한 장면을 자체 삭제한 후 심의를 신청,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측도 “외국영화 수입자유화가 실시된 후 공적기관에서 수입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님포마니악’은 아직까지 등급 심의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작품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국내 상영을 가로막는 악재다. 영화계 관계자는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는 딱 칸영화제 취향인데, 칸영화제에서 상영되지 못한 것은 상업성을 더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폰 트리에 감독은 첫 장편영화 ‘범죄의 요소’(1984)가 칸영화제 고등기술위원회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브레이킹 더 웨이브’(1996)는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 ‘어둠 속의 댄서’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폰 트리에의 작품에 출연한 여배우 가운데 3명이 칸영화제 최우수여우상을 따냈다. ‘어둠 속의 댄서’의 아이슬란드 가수 겸 배우 비요크(49), ‘안티크라이스트’의 샤를로트 갱스부르(43), ‘멜랑콜리아’의 커스틴 던스트(32)가 주인공들이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칸의 사랑을 받은 그가 칸영화제 측과 사이가 벌어진 것은 ‘멜랑콜리아’ 기자회견 중 서구세계에서는 금기시 되는 나치 옹호발언을 하면서부터다. 그는 “히틀러의 심정을 매우 잘 이해하고 그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조금 있다”고 말해버렸다. 자신의 독일 혈통을 의식한 듯 친나치 건축가 알버트 스피어의 영향을 받았다며 “나는 나치”라고도 했다. 유대계 가정에서 자란 그는 어머니가 1989년 사망 직전, 불륜관계인 고용주가 아버지이며 가톨릭 종교음악가 집안의 독일계였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게 된다.

 직후 “반유대주의자이거나 인종적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나는 나치도 아니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짧은 성명을 냈으나, 다음날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54)는 이례적으로 회의를 열어 라스 폰 트리에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로 공표했다. 나중에 프레모는 이 출입금지가 1년뿐이라고 번복하긴 했지만, 폰 트리에 측의 바람에도 올해 칸영화제 측은 ‘님포마니악’을 초청하지 않았다. 프레모는 지난해 11월 ‘할리우드 리포트’와 인터뷰에서 “덴마크와 스페인에서 크리스마스에 개봉하므로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할 자격이 안 된다”고만 언급했다. 폰 트리에가 칸에 화려한 컴백을 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덧붙였다.

 ‘님포마니악’은 성에 관대한 유럽국가들과 브라질에서만 개봉이 확정됐다.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에 보수적인 미국에서는 3월21일 제한적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베오그라드영화제에서 무삭제 버전을 공개하기로 했다. 상업적인 이유로 두 파트로 나눠 4시간 분량으로 편집돼 개봉한 이 영화는 본래 5시간 30분 길이다. 아시아 국가에서 개봉한다는 소식은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미국 플로리다의 영화관에서는 기계오류로 전 연령대가 관람가능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상영에 앞서 전라로 찍은 폭력적이고 적나라한 정사신이 담긴 ‘님포마니악’ 예고편이 공개되는 사건도 있었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막고 항의하느라 난리가 났다. 유튜브에도 공개된 이 트레일러는 유튜브 정책에 따라 즉시 삭제됐다.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할리우드 스타가 극중 직접 성관계를 했다고 알려지면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가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58)의 ‘님포마니악’이다.  tekim@newsis.com

 ‘님포마니악’은 소프트코어와 하드코어,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성해방 국가로 알려진 덴마크는 1969년 세계최초로 검열을 폐지하면서 포르노 영화가 합법화된 첫 번째 나라다. 폰 트리에가 설립한 제작사 젠트로파 프로덕션 역시 메이저 영화사로는 세계최초로 포르노그래피를 제작해왔다.

 일부 영화에서 배우들의 성행위 실연 논란이 있기는 했으나 결국 폰 트리에 감독은 포르노를 주류영화에 적나라하게 적용하는 ‘사건’을 만들어냈다. 거리에서 만신창이가 돼 쓰러진 50세 여성 색정증 환자 조(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자신을 돌봐주는 늙은 독신남 샐리그먼(스텔란 스카스가드)에게 197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성생활을 회상하며 고백하는 내용이다.

 여덟 챕터를 두 편으로 나눠 구성한 이 영화에는 다국적 배우들이 참여했다. 할리우드에서는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유명한 유대계 배우 샤이어 라보프(28), 연기파 윌렘 대포(59), 우마 서먼(44), 크리스천 슬레이터(35) 등이 출연했다. ‘빌리 엘리어트’(2000)로 데뷔한 아역 출신 영국배우 제이미 벨(28)도 나온다. 15~31세의 젊은 조 역은 모델 출신 신인 스테이시 마틴(23)이 맡았다.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어머니인 영국배우 제인 버킨(68)을 닮았다고 평가받은 그녀는 갱스부르처럼 영국과 프랑스 혼혈이다. 어린 시절 도쿄에서 산 경험이 있다는 것 외에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실제 정사신이 나오기는 하나 샤이어 라보프 외에는 모두 대역을 썼다. 폰 트리에 감독은 포르노배우들의 성기부분을 따로 찍어 디지털 합성을 했다고 밝혔다. 샤이어 라보프는 2012년 8월 MTV뉴스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 제일 위에 출연자들이 기본적으로 모두 실연을 해야한다고 써있는 것을 보고 출연을 포기하는 이도 있었다”며 “불법적이고 블러 처리해야하는 이미지들을 찍을 것이고, 모든 일은 이미 벌어졌다”는 각오를 전했다. 실제 니콜 키드먼(47)은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번복했다.

 극중 조의 처녀성을 앗는 영국인 제롬 역을 맡은 샤이어 라보프는 ‘예술을 위해’ 실제로 섹스를 했다는 뉘앙스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역할에 캐스팅되기 위해 젠트로파 프로덕션에 자신의 성기 사진을 보냈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라보프의 섹스 실연 때문에 LA 길 한복판에서 싸움을 벌인 여자친구, 아시아계 스타일리스트 캐럴라인 포(24)와는 결국 헤어졌다. 샤이어 라보프는 ‘님포마니악’에 함께 출연한 브라질과 영국 혼혈 모델 미아 고스(20)와 사귀고 있다.

 한편 폰 트리에 감독은 배우들에게 베드신을 찍을 때 미리 짠 각본 없이 생생한 연기를 하도록 했다. ‘도그마95’ 선언을 통해 배우들에게 즉흥연기를 요구한 그답다. 16일 개봉한 2013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프랑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도 압델라티프 케시시(54) 감독이 두 여배우(아델 엑사르코풀로스, 레아 세이두)에게 역시 같은 지시를 해 원성을 샀다. 가짜 성기를 만들어 부착한 채 연기했으나 10분이 넘는 정사신과 성기노출신이 삭제되지 않고 국내 개봉하면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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