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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는 그룹 2인자 '방패' 있었는데…이재용은 '직격탄' 노출

등록 2017.01.16 13: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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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마치고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17.01.13.  photo@newsis.com

이건희, 수사 대상 오를 때마다 그룹 2인자가 차단
이번 특검은 삼성 1인자 정조준…이재용 치명타 입나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삼성그룹 3세 경영자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그의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14년 전 검찰 수사를 받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처지에 놓여 있다. 

 이 회장의 경우 지난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당시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 부회장이라는 그룹내 2인자를 내세워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지 않은 데다, 법적 책임까지 면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2인자가 아닌 본인이 직접 수사 타깃이 되면서 구속이라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16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안살림을 도맡았던 이 전 부회장은 2003년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당시 삼성의 모든 책임을 떠안고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이 회장의 검찰 소환설도 흘러나왔지만 끝내 불려오지 않았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 회장을 불입건했다.

 이 전 부회장은 당시 자신이 이 회장의 재산을 관리하며 정치권에 자금을 전달했으며 그 과정에 이 회장의 개입은 전혀 없었다고 시종일관 주장했다.

 이듬해 이 전 부회장에게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이후 이 전 부회장은 안기부X파일,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등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그룹의 2인자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2008년 삼성 비자금 관련 특검 수사 당시에도 이 전 부회장은 이 회장과 운명을 함께 했다. 당시에는 이 회장도 특검 소환 조사를 피할 수 없었고 특검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두차례 조사를 받았다.

 특검 수사 결과 이 회장과 이 전 부회장 등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에 따른 배임 혐의와 세금 포탈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이 회장은 경영 일선 퇴진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실 해체를 선언했고 이 전 부회장 역시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의 배임 혐의는 무죄, 조세포탈 혐의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당시 에버랜드 전환사채 관련 배임 혐의와 'e삼성 사건'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별다른 고민 없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최씨 등 국정농단 세력을 특혜 지원하고,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보장받은 대가가 2년만에 치명타가 된 셈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검도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정농단 세력 못지 않게 국민들이 분노하는 대상이 기업들이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낸다는 차원에서라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는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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