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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민권 선서식서 시리아 청년이 대표로 '국기 맹세'

등록 2017.02.08 17: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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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AP/뉴시스】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 북부 연방지방 법원에서 열린 이민자 시민권 선서식에서 시리아 출신 로히 아타시(29)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대표로 낭송하고 있다. 2017.2.8.

【시카고=AP/뉴시스】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 북부 연방지방 법원에서 열린 이민자 시민권 선서식에서 시리아 출신 로히 아타시(29)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대표로 낭송하고 있다. 2017.2.8.

【시카고=AP/뉴시스】이지예 기자 = 7일(현지시간) 미국 시민권 선서식에서 시리아 출신의 청년이 이민자 100여 명을 대표해 '국기에 대한 맹세'를 낭송했다.

 이슬람 7개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으로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장면이었다.

 미 일리노이 북부 연방지방 법원에서는 이날 37개국 출신 이민자 117명의 시민권 선서식이 열렸다. 시리아에서 온 치과의사 로히 아타시(29)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선서식을 관장한 사라 엘리스 판사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진행하기 전 이민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관해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엘리스 판사는 자신은 캐나다에서 태어났으며 가족들 역시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리아 출신 이민자가 대표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면 어떻겠냐고 뜻밖의 제안을 했다.

 이렇게 해서 아타시는 이민자 100여 명을 대표해 성조기 앞에 섰다. 그는 "이제 막 미국인이 된 시리아인이 선서를 이끌 기회를 갖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타시는 지난 몇 주 사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달 27일 시리아 등 7개 중동·아프리카 국가 출신에 대한 미 입국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아타시의 친구들도 행정 명령으로 인해 공항에서 발이 묶였다. 그 역시 미 영주권자로 10년을 살고도 시민권 발급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초조해졌다. 그의 모친은 시민권을 이미 취득했고 부친은 영주권자다. 약혼녀는 미국에서 태어난 시리아계다.

【시카고=AP/뉴시스】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 북부 연방지방 법원에서 열린 이민자 시민권 선서식에서 시리아 출신 로히 아타시(29.오른쪽 아래)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대표로 낭송하고 있다. 2017.2.8.)

【시카고=AP/뉴시스】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 북부 연방지방 법원에서 열린 이민자 시민권 선서식에서 시리아 출신 로히 아타시(29.오른쪽 아래)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대표로 낭송하고 있다. 2017.2.8.)

 아타시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2011년 마지막으로 모국을 방문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알레포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모습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아타시는 무사히 시민권을 받고 이날 귀화 선서식을 마쳤다. 트럼프의 반 이민 행정명령은 법원 제동이 걸리면서 2주일 만에 이행이 일단 중단된 상태다.

 아타시는 시민권을 받았으니 제일 먼저 유권자 등록을 하고 미국 여권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나도 민주주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어서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타시는 시민권 선서식에서 자신을 격려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법정을 나서는 데 사람들이 '축하해요. 집에 온 걸 환영해요'라고 했다"며 웃었다.

 엘리스 판사는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일리노이 북부지법 판사로 임명했다. 판사실은 그가 시민권 선서식 때 종종 '새 미국인'에게 국기에 대한 맹세를 맡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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