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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이동 앞둔 세월호…미수습자 가족들 "조금만 기다려"

등록 2017.03.30 15: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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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30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서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옮기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수습가족들이 바라보고 있다. 2017.03.30.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30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서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옮기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수습가족들이 바라보고 있다. 2017.03.30.    [email protected]

인양 현장 방문 200m 앞까지 둘러봐

【진도=뉴시스】이혜원 기자·공동취재단 = "얘들아! 조금만 기다려!"

 세월호 목포 이동을 앞둔 30일 오전. 미수습자 가족 8명은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블루피싱호에 올라 인양 현장으로 향했다.

 비바람에 파도가 높게 일던 전날과 달리 이날 오전 바다는 비교적 잠잠했다. 가족들은 출렁이는 배에 몸을 실은 채 인양 작업을 덤덤히 바라봤다.

 미수습자 양승진 단원고 교사의 아내 유백형(54·여)씨는 "또 보네 또 봐"라면서도 "오늘은 조금 가까이서 보네. 어제는 날씨 때문에…"라며 비교적 맑은 날씨에 안도했다.

 가족들을 태운 어선은 이날 작업 현장 200m 앞까지 접근했다. 도착 당시 1마일 밖으로 물러서라는 해군의 경고로 멀찍이서 세월호를 바라봐야 했지만, 해양수산부와 조율 끝에 200m까지 다가갈 수 있었다.

 해군의 계속되는 경고로 배가 뒤로 물러설 때마다 가족들은 "어느 나라 해군이냐. 구조할 때는 (아무 것도)안 하고 강 건너 불구경만 했다"며 혀를 찼다.

 어선이 200m 앞으로 다가가자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선명 '화이트 마린'(White Marlin)이 선명히 보였다. 가족들은 세월호 전면을 덮은 물때와 선체에 든 녹을 보며 탄식했다.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30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서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옮기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7.03.30.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30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서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옮기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7.03.30.    [email protected]

 미수습자 다윤양 아버지 허흥환(53)씨는 녹슨 자리를 가르키며 "햇빛이랑 바닷바람을 맞아서 녹이 빨리 슬고 있다. 저 부분이 증축한 곳인데, 재질을 좋은 거로 썼다면 녹이 덜 슬었을 것"이라며 탄식했다.

 동생 재근씨와 조카 혁규군을 기다리는 권오복(61)씨는 "올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저 안에 9명이 있다"며 연신 담배를 태웠다. 권씨는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러면 (동생을)찾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미수습자 박영인군 어머니와 남현철군 어머니는 서로 팔짱을 꼭 낀 채 난간에 기대 말없이 세월호를 바라봤다. 두 손을 입에 대고 "얘들아! 조금만 기다려!"라고 소리지르며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가족들은 한 시간 가량 인양 작업 현장을 바라보다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선실 벽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거나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며 마지막 인양 현장 방문을 마쳤다.

 가족들은 반잠수식 선박이 목포로 이동하면 함께 바닷길을 따라 목포로 갈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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