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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팔레스타인 수반과 회동…서안지구에 2시간 머물러

등록 2017.05.23 20:17:53수정 2017.05.23 22: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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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서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과 함께 영국 맨체스터에서 하루 전 발생한 테러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 후 연단을 떠나고 있다. 2017.05. 23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동 방문 4일째인 23일 오전(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서안지구 베들레헴으로 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과 만났다.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중동 전역에 걸쳐 평화가 자리잡은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수반은 "우리는 이웃 이스라엘과 대화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도록 애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줄곧 해온 주장들을 되풀이했다. 그 중에서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가지지구와 함께 50년 전 점령한 동 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장래 국가의 수도가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이 가장 강력했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점령지 동 예루살렘을 서 예루살렘에 합병해 수도로 만들어 외국 공관들을 이전시킬 뜻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백악관에서 만났으며 이어 지난달 아바스 수반도 초청해 회동했다. 다른 두 자리에서 동 예루살렘에 대한 양국의 주장이 상반되게 개진됐을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에 따르면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이전 미국 정부의 공식 중동 정책인 2국가 해결책 및 팔 독립국가 창설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평화라는 추상적인 말한 입에 올렸다고 분개하며 반미 시위를 벌였다.

 신약의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으로 가기 위해 트럼프의 차량 행렬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경계에 4m 높이로 세운 분리 장벽 내 통과문을 건넜다. 이스라엘은 10년 전 팔 무장 조직의 '봉기' 공격 방어를 이유로 이 장벽을 세웠다.

 팔 인들은 이 장벽 건설로 서안지구의 땅이 10%나 점유 당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안 지구의 반은 이스라엘이 행정 및 군사 관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반을 팔 자치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서안 지구에는 220만 명의 팔 인들이 살고 있다.

【베들레헴=AP/뉴시스】2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차량이 이스라엘 장벽 옆 좁은 통과문을 지나 서안지구의 베들레헴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곳은 서안지구 끄트머리에 있으며 이스라엘 장벽이 3면을 둘러싸고 있다. 2017. 5. 23. 

 트럼프는 베들레헴에서 2시간 정도 머물다 다시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와 홀로코스트 추모관과 대학을 방문했다. 오후 늦게 이탈리아 로마로 떠난다.

 한편 전날 정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했던 트럼프는 헬리콥터로 예루살렘으로 이동해 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환담했다. 직후 트럼프는 이스라엘 점령지인 동 예루살렘으로 가 기독교인들이 예수 처형장이자 매장지로 알고 있는 지하묘 교회을 참관했다.

 그리고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대교 최고 성지인 통곡의 서벽을 찾았다. 유대교인인 사위 쿠슈너와 함께 남성 기도 벽으로 간 트럼프는 혼자서 유대교 머리 쓰개(키파)를 쓰고 벽에 손을 대며 눈을 감았다. 부인 멜라니아와 딸 이방카는 여성 벽으로 갈라졌다.

 트럼프의 동 예루살렘 서벽 방문은 이 점령지가 본래 유대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스라엘을 고무시켰다.  미국은 지금까지 국제법에 의거해 점령지인 이 예루살렘의 구 시가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동 예루살렘 방문을 마치고 (서) 예루살렘 이스라엘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앞서 이틀 동안 사우디에 체류하며 폭발시켰던 대 이란 공격을 다시 계속했다.

 가지도 않는 이란으로 채워진 트럼프의 중동 방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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