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팔레스타인 수반과 회동…서안지구에 2시간 머물러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중동 전역에 걸쳐 평화가 자리잡은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수반은 "우리는 이웃 이스라엘과 대화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도록 애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줄곧 해온 주장들을 되풀이했다. 그 중에서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가지지구와 함께 50년 전 점령한 동 예루살렘에 팔레스타인 장래 국가의 수도가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이 가장 강력했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점령지 동 예루살렘을 서 예루살렘에 합병해 수도로 만들어 외국 공관들을 이전시킬 뜻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백악관에서 만났으며 이어 지난달 아바스 수반도 초청해 회동했다. 다른 두 자리에서 동 예루살렘에 대한 양국의 주장이 상반되게 개진됐을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에 따르면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이전 미국 정부의 공식 중동 정책인 2국가 해결책 및 팔 독립국가 창설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평화라는 추상적인 말한 입에 올렸다고 분개하며 반미 시위를 벌였다.
신약의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으로 가기 위해 트럼프의 차량 행렬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경계에 4m 높이로 세운 분리 장벽 내 통과문을 건넜다. 이스라엘은 10년 전 팔 무장 조직의 '봉기' 공격 방어를 이유로 이 장벽을 세웠다.
팔 인들은 이 장벽 건설로 서안지구의 땅이 10%나 점유 당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안 지구의 반은 이스라엘이 행정 및 군사 관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반을 팔 자치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서안 지구에는 220만 명의 팔 인들이 살고 있다.
한편 전날 정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했던 트럼프는 헬리콥터로 예루살렘으로 이동해 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환담했다. 직후 트럼프는 이스라엘 점령지인 동 예루살렘으로 가 기독교인들이 예수 처형장이자 매장지로 알고 있는 지하묘 교회을 참관했다.
그리고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대교 최고 성지인 통곡의 서벽을 찾았다. 유대교인인 사위 쿠슈너와 함께 남성 기도 벽으로 간 트럼프는 혼자서 유대교 머리 쓰개(키파)를 쓰고 벽에 손을 대며 눈을 감았다. 부인 멜라니아와 딸 이방카는 여성 벽으로 갈라졌다.
트럼프의 동 예루살렘 서벽 방문은 이 점령지가 본래 유대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스라엘을 고무시켰다. 미국은 지금까지 국제법에 의거해 점령지인 이 예루살렘의 구 시가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동 예루살렘 방문을 마치고 (서) 예루살렘 이스라엘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앞서 이틀 동안 사우디에 체류하며 폭발시켰던 대 이란 공격을 다시 계속했다.
가지도 않는 이란으로 채워진 트럼프의 중동 방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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