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英총선 앞두고 터진 연쇄 테러···어느 쪽에 유리할까

등록 2017.06.07 11:47:26수정 2017.06.07 21:29: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슬라우=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슬라우에서 보수당 총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6.7.

【슬라우=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슬라우에서 보수당 총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6.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에서 조기 총선(8일)을 코앞에 두고 대형 테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안보 이슈가 과연 어느 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브렉시트 문제 압도한 테러 안보 이슈

 지난 4월 조기 총선이 확정된 뒤 5월 22일 맨체스터 아레나 자살폭탄 테러(22명 사망), 이달 3일 런던브리지·버러마켓 테러(7명 사망)가 잇달아 터졌다. 영국은 올3월에도 런던 웨스트민스터 테러를 겪은 바 있다.

 애초 이번 총선의 최대 화두는 두말할 것 없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였다. 그러나 불과 3개월 사이 영국 역사상 최악의 테러가 발생하면서 안보 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총선 발표 당시 메이는 안정적인 지지율을 토대로 보수당 의석을 늘림으로써 브렉시트 협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연쇄 테러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메이 총리는 맨체스터 테러 2주도 안 돼 런던 테러가 발생하자 테러 대응 방식의 대대적 전환을 천명했다. 그는 "이슬람 급진주의에 지나친 관용을 베풀었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메이 총리는 테러와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보안당국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겠다고 했다. 또 온라인상에서의 급진주의 활동 단속을 강화하고 테러 연관 범죄에 대한 형벌 또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 보수당 정권의 경찰 인력 감축 정책 논란

 하지만 메이 총리는 보수당 정권의 일원으로서 경찰 인력 2만 명 감축을 추진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가 내무장관을 지내던 시절 보수당은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경찰과 정보기관 인력을 축소했다.

 노동당은 보수당의 무리한 긴축으로 결국 테러라는 사단이 났다고 맹비난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메이가 경찰 인력 감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리직을 사퇴해야한다고 지적하기까지 했다.

 노동당 소속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역시 추가적인 경찰 인력 감축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경찰관이 줄어든다는 것은 곧 우리가 더 많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코빈 대표는 "싼 값으로 공공을 보호할 수는 없다"며 정권교체에 성공하면 보수당의 긴축 정책을 뒤집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외적으론 영국의 시리아 등 해외 전쟁 개입 기조 역시 전환하겠다고 주장했다.

 보수당은 국민들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경찰 재정지원이 부족했다는 비판은 일축했다. 이들은 테러 대응과 관련해 경찰에 이전보다 더 많은 권한이 부여됐고, 무장 병력에 관한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 노동당 코빈엔 테러 관점 '너무 유연하다' 비판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 소속 경제분석업체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조안 호이 유럽담당 국장은 메이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대응은 테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이 국장은 "테러가 발생한 나라에선 유권자들이 강한 지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메이 정권은 3개월 사이 3번의 테러공격 예방에 실패한 만큼 나약하게 보여 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당을 둘러싸고도 집권시 효과적으로 테러에 대응할 역량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강경 좌파인 코빈은 테러에 대해 지나치게 부드러운 입장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골수 사회주의자인 코빈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등에 대한 영국의 해외 군사 개입을 비판했다. 그는 지나친 안보 정책이 인권을 탄압할 수 있다며 대테러법 강화에도 반대했다.

 코빈은 북아일랜드 독립을 추구하는 무장단체 아일랜드공화국(IRA)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도 받아 왔다. 그는 이 문제가 제기되자 "폭탄 공격은 모두 규탄받아야 한다"며 IRA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피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