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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테러 혼란 속 英총선 D-1···보수당 주도 '헝 의회' 탄생하나

등록 2017.06.07 09:35:19수정 2017.06.07 21: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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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우=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슬라우에서 보수당 총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6.7.

【슬라우=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슬라우에서 보수당 총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6.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이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와 연쇄 테러 문제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8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치른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재집권을 노리고 있지만 제1야당인 노동당이 막판 상승세를 타 '헝 의회'(Hung parliament. 과반 정당 없음)가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갈수록 좁혀지는 지지율 격차

 7일 BBC방송에 따르면 메이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4월 중순 보수당 지지율은 노동당을 최대 25%포인트(4월 20일 콤레스 설문. 50% 대 25%) 앞섰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보수당과 노동당의 여론조사별 지지율은 천차만별이다. 서배이션은 3일 양당 지지율이 40% 대 39%로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반변 4일 ICM 조사에선 보수당(45%)이 노동당(34%)을 11%포인트 앞섰다.

 영국 언론들은 지지율이 들쭉날쭉 양상을 보이지만 어쨌든 보수당의 승리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당이 보수당을 바짝 추격하고 있긴 해도 노동당의 '제1당 등극'을 예상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의 관건은 보수당이 전체 의석 중 과반(326석) 이상을 차지해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느냐 혹은 보수당이 과반 달성에 실패해 '헝 의회'가 출현하느냐로 정리된다.

 일간 더 타임스는 총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정부 내부적으로 헝 의회로 인해 국정 운영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상승세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메이는 TV토론을 거부하는 등 방어적 자세로 일관했다. 노인복지 축소로 인식될 수 있는 '치매세'(주택 보유 노인에 지원 축소) 공약이 논란이 돼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 와중에 총선 운동이 시작된 이래 2건의 대형 테러가 터지면서 보수당 정권의 안보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메이에게 경찰 인력 감축 정책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텔포드=AP/뉴시스】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6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텔포드에서 총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6.7.

【텔포드=AP/뉴시스】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6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텔포드에서 총선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6.7.


◇ 보수당, 이겨도 '헝 의회' 탄생하면 머리 아퍼

 설문업체 유거브는 6일 자체 분석에서 보수당이 과반에 11석 모자란 305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노동당은 268석, 자유민주당 13석, 스코틀랜드민족당 42석으로 결과를 예상했다.

 메이 총리 입장에선 헝 의회는 골치 아픈 시나리오다. 조기 총선은 브렉시트 협상을 앞둔 메이가 스스로 던진 '승부수'였다. 그는 보수당 의석 확대로 자신의 브렉시트 협상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보수당이 과반 의석 확보 없이 제1당이 돼 헝 의회가 연출되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메이는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탈퇴)를 천명했는데 야당 모두 이를 반대한다.

 주요 정당들 중 강경한 브렉시트를 추구하는 당은 영국독립당(UKIP) 뿐이다. UKIP은 극우 공약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데다 올들어 브렉시트 절차가 본격화되자 지지율이 빠지고 있어 보수당에 큰 힘이 될 수 없다.

 노동당은 정권 교체시 하드 브렉시트 방침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민투표로 결정된 브렉시트를 막진 않겠지만 EU 단일시장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다른 야당들도 노동당과 비슷한 입장이다.

 보수당이 뜻대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거나 이전보다 의석을 오히려 늘릴 경우 메이에겐 최상의 여건이 조성된다. 그는 반대파를 의식할 필요 없이 브렉시트 협상과 대테러 전략 재구축에 집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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