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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시계는 째깍이는데···"메이, 캐머런보다 나쁜 수"

등록 2017.06.13 11: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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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총선 이후 첫 내각 회의를 진행하고 길을 나서고 있다. 2017.6.13.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총선 이후 첫 내각 회의를 진행하고 길을 나서고 있다. 2017.6.13.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조기 총선 승부수 실패로 영국 정치는 물론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협상까지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곳곳에서 개탄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12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의 과반 의석 상실로 힘든 상황에 놓인 메이가 새 정부 구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EU 지도자들은 브렉시트 협상 기한을 연장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EU는 3월 '리스본 조약 50조'(브렉시트 절차 개시)를 발동하고 2년 기한의 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은 2019년 3월까지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협상이 결렬되면 영국은 아무 대안 없이 EU를 자동 탈퇴한다.

 싱크탱크 데모스의 소피 가스톤 연구원은 "영국 정부는 권한이 상당히 떨어진 채 협상을 시작한다"며 "분명한 협상 권한을 갖추지 못하면 안그래도 어렵고 복잡한 절차가 더욱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약 50조를 발동하고 총선을 실시한 건 지독히도 오만한 생각이었다. 영국은 극도로 취약한 상태에 놓였다"며 "협상 개시일을 원하는 만큼 미룰 순 있지만 시계는 마감일을 향해 계속 째깍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U 지도자들은 영국 총선 결과와 관계 없이 브렉시트 절차를 원래 일정대로 추진하길 바라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 모두 같은 입장을 밝히며 영국을 압박했다.

 영국 보수당은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과 과반 연립정부 구성을 논의했지만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연정 구성이 성사되든 않든 과반 의석을 잃은 보수당의 의회 장악력은 이전보다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럽 기업경영인 모임인 '관리자협회'(ID)의 스티븐 마틴 회장은 "과반 정당 없는 의회는 정치 공작에 휘말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주요 이슈들에 관한 초당파적 합의가 긴요해질 것이라과 설명했다.

 변호사이자 사법 해설가인 데이비드 앨런 그린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자체보다 메이의 잘못된 결정이 초래한 사태가 영국에 더욱 직접적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2015년 재집권 성공에 도취돼 무리하게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추진했다가 EU 탈퇴가 결정되자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에겐 권력욕에 무모한 정치 도박을 벌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린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한지 벌써 3개월 째"라며 "메이 총리가 섣불리 추진한 총선 때문에 영국은 EU 탈퇴가 공식화됐을 때보다도 안 좋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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