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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메이의 '좀비 정부', 다음 주 운명 갈린다···DUP 합의 관건

등록 2017.06.22 10: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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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그렌펠 타워 화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한 시위자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거짓말쟁이'(liar)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있는 모습. 2017.6.22.

【런던=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그렌펠 타워 화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한 시위자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거짓말쟁이'(liar)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있는 모습. 2017.6.2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 조기총선 이후 사퇴론에 시달리고 있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운명이 다음 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좀비' 신세가 된 메이 정부가 과연 기사회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영국 하원은 21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개원 연설을 신호탄으로 새 회기를 시작했다. 지난 8일 조기 총선을 치른지 2주 만인데 의회 권력 구도는 아직까지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잃었다. 이후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와 공동 정부 구성을 논의해 왔는데 이견이 심화하면서 아직까지 최종 합의를 보지 못했다.

 메이는 무리해서 조기 총선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다는 책임론에 휘말린 상태다. 지난 14일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가 발생한 뒤론 부실 대응으로 민심을 완전히 잃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메이의 총리직 유지 여부를 가를 분수령은 오는 28~29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 강경파는 이 시기 메이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준비 중이다. 보수당 하원의원 15%가 동의하면 메이는 교체된다.

 다만 보수당 내부적으로 메이를 대체할 만한 뚜렷한 리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자칫 잘못하면 내분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 투표 실시 여부와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21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개원 연설을 듣고 나란히 자리를 옮기고 있다. 2017.6.22.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21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개원 연설을 듣고 나란히 자리를 옮기고 있다. 2017.6.22.

메이에게 닥친 고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왕이 개원 연설을 통해 제시한 법안에 대해 의회 표결이 예정돼 있다. 의원들은 토론을 통해 법안 수정을 거친 뒤 28~29일 사이 투표를 통해 이를 지지할지 결정한다.

 여왕 연설 투표는 사실상 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나 다름없다. 여왕의 연설에 들어가는 내용은 집권당이 작성하기 때문이다. 부결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메이는 사면초가에 몰린다.

 싱크탱크 정부연구소'(IFG)의 역사학자 캐서린 해던은 이 경우 메이는 현실적으로 엄청난 사퇴 압박에 직면할 것이며, 야권까지 나서 내각 불신임 투표를 추진할 수 있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재총선이 결정되거나, 제1야당인 노동당에 새 정부 구성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메이는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며 DUP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주요 야당 모두 반기를 든 상황에서 보수당(317석)이 의회 과반(326석) 장악력을 확보하려면 DUP(10석)의 도움이 절실하다.

 DUP는 총선 직후 보수당에 협력 의사를 밝혔지만 쉽게 합의를 봐주지 않고 있다. 이들은 중앙정부가 북아일랜드에 20억 파운드(약 2조9000억 원)를 투자해야 한다는 협상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레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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