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대란은 없었지만···일부 차질 학부모 불만 쇄도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무기계약직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9일 오후 광주 남구 진월동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급식 대신 빵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2017.06.29. [email protected]
학교와 학부모들이 몇 주 전 부터 예고된 파업에 대비해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도시락이나 빵·우유로 끼니를 때워야 한 탓에 학부모들의 불만이 상당수 제기됐다.
서초구 우솔초등학교는 사흘 전인 26일 '학교 급식이 29~30일 이틀간 중단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수학여행을 간 6학년을 제외하고 1~5학년생은 도시락을 싸와야 했다.
등교길 학생들의 고사리 같은 손에는 어김없이 도시락 가방이 들려져 있었다. 수업 시작 후 뒤늦게 도시락을 직접 들고 온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도시락을 챙겨 온 이모(38·여)씨는 "아들이 평소에는 11시30분께 급식을 먹는데 오늘은 급식이 없다. 지각할까봐 먼저 등교시키고 도시락을 쌌다"며 "전업주부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급식실이 한꺼번에 붐비는 것을 막기 위해 학년별 점심 시간을 달리 정해놓고 있다. 2~4학년은 오전 11시30분부터 낮 12시20분까지, 1학년과 5~6학년은 낮 12시10분부터 오후 1시까지다.
우솔초교 행정실 관계자는 "파업이 있을 내일(30일)까지는 급식실 운영이 안돼 점심 시간 구분도 필요 없게 됐다"면서 "도시락 지참을 미리 안내해 큰 불편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성동구 광희중학교의 이날 원래 급식 메뉴는 차수수밥과 샤브샤브국에 파인애플함박스테이크·노각무침·피즈사각전병·배추겉절이 반찬이었다.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학비연대)가 총파업을 시작한 29일,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 급식 대신 줄 바나나와 빵이 놓여 있다. 청주시에서는 이날 초등학교 두 곳의 급식이 중단됐다. 2017.06.29 [email protected]
이 학교 1학년생 자녀를 둔 김모(여)씨는 초교 2학생이던 2012년 11월 급식 조리원 파업을 떠올리며 "과거에나 지금이나 비정규직 조리원의 처우를 개선해야 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방식이 잘못됐다. 아이들이 피해를 봐선 안된다"며 "이번엔 도시락을 쌌더니 점심 안 먹는다며 가져가질 않더라.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생과 1학년생 딸을 둔 최모(여·43)씨는 "김밥 싸서 등교시켰다. 날이 더워 상할까봐 걱정된다"면서 "막내 아이 도시락통은 어제 새로 샀다. 멋 모르는 애들은 소풍가는 것 마냥 즐거워했지만 엄마들은 힘이 든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인 파업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권현구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이 텅 비어 있다. 조리종사원·영양사·행정실무 등 학교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임단협 결렬에 따라 시·도 교육청은 급식실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경우 단축수업 혹은 도시락 지참이나 빵·우유 등으로 대체할 것을 일선 학교에 지시했다. 2017.06.29. [email protected]
학부모들이 가입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급식 차질에 불편과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부천 엄마들의 모임 카페 '애솔나무'의 아이디 real*****는 "조리사 분들 일하기 힘든 거 알지만 이해가 안된다. 결국 피해는 학생들한테 간다"고 적었다.
카페 '세종맘 모여라'의 아이디 kell*****는 "급식 파업 꼭 해야만 하는 걸까요. 왜 아이들을 볼모로. 일하는 워킹맘은 심란하기만 하다"는 글을 올렸다. 또다른 아이디 지*는 "파업도 권리임을 알지만 학생들도 학교에서 급식 먹을 권리가 있다. 전업 맘처럼 점심시간에 맞춰 도시락을 가지고 가지 못하는 직장맘인 저는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썼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부산지역 일부 학교의 급식이 중단된 가운데 29일 부산진구 부산진초등학교 학생식당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학생들에게 대체급식으로 제공할 빵과 우유 등을 나누고 있다. 부산에서는 국·공립 학교와 기관 등 554곳 중 파업 참여 학교 및 기관은 295곳이며, 파업 참여 인원 1333명이다. 특히 급식중단 학교는 모두 159곳이며, 이중 빵과 우유 등으로 급식을 대체한 학교가 147곳, 도시락 지참 학교가 5곳, 단축수업 학교가 5곳 등이다. 2017.06.29. [email protected]
이중 34곳이 급식을 빵과 우유 등으로 대체했고 19곳은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점심을 해결하도록 단축수업을 시행한 곳은 12곳이었다.
유치원(209곳)과 특수학교(8곳)는 급식을 중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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