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선생님 파업이 뭐에요?"···비정규직 총파업 학교 풍경

등록 2017.06.29 17:59:4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수원=뉴시스】이승호 기자 = 29일 경기 학교비정규직노조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수원의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담임교사로부터 빵과 떡 등의 대체 급식을 받고 있다.2017.06.29 jayoo2000@newsis.com

【수원=뉴시스】이승호 기자 = 29일 경기 학교비정규직노조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수원의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담임교사로부터 빵과 떡 등의 대체 급식을 받고 있다.2017.06.29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이승호 기자 ="파업이 뭐에요? 어쨌든 오늘은 밥 대신 떡 먹어서 좋아요."

 "선생님 저는 빵 싫어요. 자두 더 먹을래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가 이틀 동안의 일정으로 29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도내 학교 곳곳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빵과 우유 등으로 대체한 급식에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수원의 A초등학교는 이날 급식실 조리 실무사 3명 가운데 2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급식을 중단했다.

 이 학교 급식실에는 영양 교사 1명과 조리사 1명, 조리 실무자 3명 등 5명이 점심마다 학생과 교직원 등 400명분을 준비해왔다.

 평소에도 버거웠는데 이날은 비정규직인 조리 실무자 2명마저 빠지자 이렇게 조치했다. 학부모에게는 전날 가정통신문을 통해 안내했다.

 점심은 예정했던 현미 찹쌀밥과 낙지 수제빗국, 치즈 불닭, 미역줄기볶음, 방울토마토 대신 빵과 우유, 떡, 약과, 자두 등으로 대체했다. 대체비용은 평소 식재료비 2115원보다 445원 더 들었다.

 준비한 대체 급식은 체험학습을 떠난 5학년을 제외한 1~6년 전교생 322명과 교직원 31명 등 모두 353명에게 제공됐다. 고학년은 양을 달리했다. 

 평소였으면 점심인 오후 12시10분~1시10분 1층 급식실 220석 테이블은 학년별로 앉아 수다 떨며 식사 중인 학생들로 붐볐을 테지만, 이날은 텅 비었다.

 각 반 대표 3~4명씩 내려와 급식실에 준비된 빵과 우유 등을 받아 교실로 가기 바빴다.
 
 담임 교사의 지도 아래 조별로 대체 급식을 받아 든 학생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2학년인 한 여학생이 "선생님 저는 빵 싫어요"라고 담임 교사에게 빵을 반납하려 하자, 교사가 절반 정도를 가리키며 "이 만큼만 먹자"고 달랜 뒤 자두와 약과를 더 얹어줬다.

 일찌감치 식사를 끝낸 한 남학생은 "밥보다는 떡이랑 약과가 더 맛있어요. 더 먹고 싶어요"라고 교사를 졸랐다.

 급식실이 아닌 교실에서 식사하는 '색다른 경험'에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다.

 학생들은 "파업이 뭐에요"라는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담임 교사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파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급식실 선생님이 오늘 안 계셔서 빵과 떡을 먹기로 했다'고만 말해줬다"고 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4월과 6월 두 차례 학교비정규직노조 파업 때는 정상급식을 했었다. 조리실 근무자들이 정상 근무했기 때문이다.

 30일은 경기 학교비정규직노조에 이어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도 총파업에 나서지만, 이 학교는 다행히 조리 실무사 2명이 출근하기로 해 정상 급식할 예정이다.
 
 한편 도교육청은 이날 도내 전체 유·초·중·고교 2209곳 가운데 유치원 14곳 43명, 초등학교 463곳 1978명, 중학교 200곳 937명, 고등학교 112곳 709명, 기타(특수 포함) 2곳 4명 등 모두 791곳 3671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여파로 급식을 중단한 학교가 공동 급식 교를 포함해 유치원 15곳, 초등학교 294곳, 중학교 150곳, 고등학교 68곳, 기타 1곳 등 528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들은 급식 대신 도시락 지참이나 빵·우유, 외부 도시락 등으로 대체했다. 아예 단축 수업을 한 곳도 초등학교 1곳, 중학교 12곳, 중학교 13곳 등 26곳이나 됐다.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권현구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학교 급식이 차질을 빚은 가운데 29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초등학교의 급식실이 텅 비어있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측에서 마련한 빵과 음료로 점심을 대신하였다. 2017.06.29.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권현구 기자 =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학교 급식이 차질을 빚은 가운데 29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초등학교의 급식실이 텅 비어있다. 이날 학생들은 학교측에서 마련한 빵과 음료로 점심을 대신하였다. 2017.06.29.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