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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 관료사회에 트럼프 무시하는 분위기 팽배" CNBC

등록 2017.08.03 13: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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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이민 정책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2017.8.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이민 정책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2017.8.3.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연방 정부 관료들 사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무시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반복적으로 모순된 정책 행보를 보인 결과다.

 CNBC방송은 2일(현지시간) 북한 등 외교 문제,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 등 주요 현안을 놓고 트럼프와 정부 부처, 공화당이 엇박자를 내는 상황이 매일 같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아래서 사법부 고위직을 지낸 잭 골드스미스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고위 관료들이 트럼프가 최고 사령관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정도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자기 정부의 관료들로부터 이렇게나 자주 무시당하거나 반박당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대통령이 앞장서서 자신의 입장과 요구를 주장하지만 고위 하급자들은 다른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2일 하루 동안에만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통령의 견해와는 전혀 다른 주장을 여러 건 내놨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북 대화론을 들고 나온 게 대표적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뜻이 있으며, 북핵 문제의 책임을 중국 탓으로 돌리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중국이 북핵 위협이 악화된 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해양경비대 지도부는 트랜스젠더 군인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군대 내 비용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트랜스젠더들의 복무를 금지하겠다고 했다.

 공화당 일부 상원의원들은 더 이상 오바마케어 철폐에 매달리지 않고 다른 업무를 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철폐 전까지 의회가 절대로 휴회하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경찰 간부들도 트럼프가 사법 관계자 행사에서 범죄 용의자들을 거칠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데 비판 성명을 연달아 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농담한 것뿐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트럼프는 지난달 보이스카우트 행사 참석 뒤 이 조직 회장이 전화를 걸어 그의 연설이 최고였다고 극찬했다고 주장했다. 추후 보이스카우트 측은 해당 전화통화가 이뤄진 적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의 불협화음은 최근 들어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지난 1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트럼프의 고문 활용 주장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역시 트럼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두 국가 해법' 외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미국은 기존의 정책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CNBC는 트럼프의 발언과 정부의 실제 정책 사이 불일치는 이미 수개월째 발생하고 있다며,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내통설을 둘러싼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전 공보국장 역시 경질되기 전 기자들에게 "행정부 내에 이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을 지켜내는 게 자신들 임무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CNBC는 백악관 비서실장에 새로 임명된 존 켈리 전 국토안보부 장관마저 트럼프가 발탁한 스카라무치 해임을 주도하는 등 이미 트럼프의 뜻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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