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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핵미사일 발사코드 맡겨도 될까"···미국 내 우려 확산

등록 2017.08.10 10: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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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핵미사일 발사코드 맡겨도 될까"···미국 내 우려 확산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 일변도의 대북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과연 그에게 핵미사일 발사코드를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우려가 미국 내에서 퍼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휴가지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북한이 미국을 다시 위협하면 그들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9일에는 트위터에   "대통령으로서 나의 첫 명령은 우리의 핵 무기고를 혁신하고 현대화하라는 것이었는데 지금 어느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힘이 더 세졌다"고 자랑했다. 이어 트럼프는 "바라건대 우리가 이 힘을 사용해야만 되는 때가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한 뒤 "그러나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나라가 아닌 그런 때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북한 전략군은 "미국 괌 주변 포위사격을 검토하고 있다며"미국을 위협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핵미사일 발사 코드를 갖게 되면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TV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지난 10월 폭스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핵무기 사용권에 대해 힐러리를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57%, 트럼프를 신뢰한다는 답변은 31%로 조사됐다.

 그러나 트럼프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그가 충동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지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트럼프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켜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이번 발언이 용납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며 비판을 가했다. 핵 안전 전문가인 브루스 블레어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트럼프는 분쟁을 핵전쟁으로 이끌 수 있는 위험한 발언들을 하고 있다"며 "그는 위험 요소를 외교적인 역량으로 풀어낼 수 없음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가 미국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며 미국의 힘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오랜 지지자인 프레드 도쳇 하원의원은 그가 북한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도쳇 의원은 "대통령은 김정은에 분명한 어조의 발언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에 앞서 장군들 그리고 각료들 앞에서 상의를 했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가을 공군 소속의 전 핵미사일 운용 장교 10명은 트럼프에게 핵미사일 발사코드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공개서한을 의회에 보냈었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그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있으며 군사 및 외교적으로 미숙함을 드러냈다"며 트럼프 핵미사일 발사코드 부여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명에 참여했던 전 공군장교는 그(트럼프)는 변덕스러운 인물로 전 대통령 중에 그와 비슷한 발언을 한 사례가 있는지 생각하지도 않고 말을 내뱉고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가 북한을 두려움에 빠뜨린 데 대해서는 평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 공군장교로 변호사로 일하다 은퇴한 마크 러스키는 "트럼프는 충동적으로 말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한다"라며 "트럼프는 그의 발언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하지 않고 발언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외교관으로 일했던 한 인사는 "대통령들은 글로벌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발언들을 자제한다"라며 "부시와 오바마 또는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대통령의 발언이 국무부와 국방부 간 충분한 조율을 거처서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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