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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 "차기 연준의장 임기중 美 경기침체 확률 66%"

등록 2017.08.14 17: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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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AP/뉴시스】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The Fed’s job is about to become much harder(연준의 임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미국 경제가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임기 중 경기침체를 맞게 될 확률이 66%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이 지난 1월 18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의 패널에서 말하고 있다. 2017.08. 14.

【다보스=AP/뉴시스】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The Fed’s job is about to become much harder(연준의 임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미국 경제가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임기 중 경기침체를 맞게 될 확률이 66%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이 지난 1월 18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의 패널에서 말하고 있다. 2017.08. 14.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국 경제가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임기 중 경기침체를 맞게 될 확률이 66%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신임 연준 지도부는 물가 상승률(2%)을 목표로 설정한 현행 미국 경제의 프레임워크를 국내총생산(GDP) 성장 기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도 함께 제기됐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연준의 임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The Fed’s job is about to become much harder)’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내년 봄 새롭게 구성될 연준 지도부가 경제와 재정, 정치 등 제반 분야에서 다양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아마도 향후 가장 심각한 도전과제는 정치적인 문제일 것”이라면서 “현재 연준은 닉슨 대통령 재임시절 이래 가장 심한 정치적 간섭을 받게 될 위험을 맞이하고 있다. 국제적인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연준은 아마추어 수준의 재무부와 미국의 신용을 부지런히 까먹고 있는 대통령과 함께 일을 해야 한다”라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2014년 2월 취임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 종료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옐런 현 의장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을 거론한 바 있다.

 다음은 서머스 교수의 WP 기고문 요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오는 2월 임기를 마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연준 의장을 지명하고, 상원은 이를 인준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다. 신임 연준 의장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논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과 상원은 차기 연준 의장이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도전과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는 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나는 금리 인상을 좀 더 천천히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다. 또한 연준이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률과 경제성장, 통화긴축 등에 대해 과도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준은 최근 수년간 전반적으로 아주 잘 해 왔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지금처럼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기분 좋은 조합을 누린 적이 없다. 시장은 최근 수 년 동안 놀랄 만큼 안정을 유지해 왔다. 연준은 다른 미국의 기관들이나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에 비해 높은 존경을 받아 왔다. 이는 연준의 리더십 덕일 뿐 아니라 행운이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연준의 임무가 훨씬 어려워 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제와 재정, 정치 분야 모두 창의적이고 틀을 벗어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역사 속에서 어떤 지침을 찾을 수 있다면 차기 연준 의장의 4년 임기 동안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지난 9년 동안 경기 회복세를 보여 왔다.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느린 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산 가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과대 평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설령 미국 경제가 지금 당장 경기침체에 빠져 들지는 않더라도 일 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져들 확률이 20% 정도는 된다. 차기 연준 의장이 경기침체 문제에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66% 가량은 된다.

 역사적으로 연준은 경기침체 상황이 닥치면 금리인하 정책으로 대응을 해 왔다. 연준은 지난 2세대(40여 년) 동안 불황기에는 기준 금리를 400bp(베이시스 포인트·1bp=0.01%포인트) 이상 인하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처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니고 있지 않다.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레토릭(수사법)과 직접적 시장 개입을 결합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경기 침체국면에서 급전직하할 것이다. 연준 자산을 축소하려는 조짐이 일자마자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20%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는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설정한 현행 프레임워크 아래에서는 아주 취약하다. 새로운 연준 지도부는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새롭게 전환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마도 GDP 성장에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물가 상승률 보다는 물가수준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니면 물가 상승률 목표를 상향 조정할 수도 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이러한 방안들 중 어느 것 하나도 쉽지는 않다. 일단 경기침체가 닥치면 그나마도 시기를 놓친 게 될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주요한 금융 불안 혹은 해외 금융위기 등이 닥치지를 않았다. 이러한 행운이 앞으로도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진짜 리스크들이 널려 있다. 중국발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미국 증시의 일부 과대평가(거품)에서 어떤 조짐이 일어날 수 있다. 금융기관의 레버리지(신용) 확대로부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높은 혼란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의 지정학적 상황에 따른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연준은 최근 일련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설혹 미 증시가 반 토막 나고, 실업률이 10%로 급등하고, 부동산 가격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지더라도 미국의 모든 대형 금융기관들은 현재의 자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의 과거 패턴들은 그런 상황이 닥치게 되면 금융기관들의 가치가 붕괴할 것임을 시사 하고 있다. 

  위기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도전 과제는 도드-프랭크법의 핵심 요소를 유지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를 테면 금융기관들이 사내에 유보해야 하는 완충자금의 수준이다. 2008년 보다 더욱 신속하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자금 상태를 강화하도록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도 향후 가장 심각한 도전과제는 정치적인 문제일 것이다. 현재 연준은 닉슨 대통령 재임시절 이래 가장 심한 정치적 간섭을 받게 될 위험을 맞이하고 있다. 국제적인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연준은 아마추어 수준의 재무부와 미국의 신용을 부지런히 까먹고 있는 대통령과 함께 일을 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이 (신임 연준의장에 대한) 올바른 선택을 하고, 상원이 이를 인준하는 데에 우리 모두의 커다란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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