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관객 1명을 위한 60분···남산예술센터 '천사 - 유보된 제목'

등록 2017.08.17 18:47:3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천사 - 유보된 제목' 포스터. 2017.08.17. (사진 = 남산예술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천사 - 유보된 제목' 포스터. 2017.08.17. (사진 = 남산예술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60분 동안 한명의 관객이 극장을 돌아보는 특별한 형식의 작품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아트선재센터와 공동제작한 '천사 - 유보된 제목'(연출 서현석)을 선보인다.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하루 40명의 관객만 관람이 가능한 공연이다. 예매를 통해 사전 예약된 시간에만 공연이 진행된다.

일반적인 치장을 하지 않은 극장의 공간 그 자체로 작품을 제작한 점이 특징이다. 관람을 위해 극장에 도착하는 관객은 MP3 플레이어를 지급받는다.

관람객 단 한 명을 위한 공연이 시간에 맞춰 시작되면, 지급받은 MP3 플레이어 속 지시에 따라 남산예술센터로 입장한다.

러닝타임 동안 평소에 접근할 수 없었던 장소들을 대면하게 된다. 공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가상현실(VR)을 통해 그동안 살펴본 공간을 다른 관점으로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천사 - 유보된 제목'이라는 작품의 제목은 나치를 피하는 긴 여정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철학가 발터 벤야민의 '역사철학테제'를 인용한 것이다.

이 글에서 벤야민은 본인의 애장품이기도한 파울 클레의 드로잉 '새로운 천사'를, 도래하지 않은 구원에 대한 희망과 절망이 섞인 그의 문학적 사상의 중심에 놓는다.

【서울=뉴시스】 파울 클레 '새로운 천사'. 2017.08.17. (사진 = 남산예술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파울 클레 '새로운 천사'. 2017.08.17. (사진 = 남산예술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남산예술센터는 "그림 속 천사의 얼굴에서 그는 순수함 속에 깊이 스며든 멜랑콜리와 공포를 발견하고 이를 현실에 대한 고독한 통찰로 이어냈다"고 소개했다.

영등포 시장('영혼매춘'), 세운상가('헤테로토피아'), 서울역('헤테로크로니'), 전시장('연극 - 서현석展') 등 다채로운 장소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는 서현설 연출이 연출을 맡았다.

서 연출의 작품은 관객이 낯선 장소 혹은 익숙한 장소에서, 그 장소를 낯설게 느낄 수밖에 없도록 두 눈을 가린 채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여정을 떠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이 직접 걸으며 현장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상황을 경험하는 장소특정 퍼포먼스인 셈이다.

서 연출은 '천사 - 유보된 제목'에 대해 "최근의 대한민국은 이러한 천사를 갈구했을지도 모르겠다"며 "'천사 - 유보된 제목'은 벤야민의 문학적 상상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거칠면서도 고독하고 몽환적인 연극적 상황을 제안하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