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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강남'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 거품 잡힐까?

등록 2017.09.05 1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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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 의장은 서울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주택시장의 과열이 심화 확산되고 있다며 당과 긴밀히 협력해 주택시장의 안정과 서민주거복지 증진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하는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7.08.0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 의장은 서울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주택시장의 과열이 심화 확산되고 있다며 당과 긴밀히 협력해 주택시장의 안정과 서민주거복지 증진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하는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7.08.0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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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그동안 가격 거품논란이 나올 정도로 큰 오름세를 보이던 대구 집값이 잡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함께 대구 수성구의 가격이 국지적으로 불안한 양상을 보여 8·2주택시장 안정화대책 후속조치로 이들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 8·2대책에 따르면 지금까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서울 전 자치구와 경기 과천시, 세종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에 분양하는 단지들은 청약 및 대출요건이 이달 중 강화된다. 중도금대출도 어려워지며 청약 시 가점제도 확대 적용된다.

 8·2대책 이후 투기과열지구 지정 지역의 청약시장과 매매시장 등이 안정세를 찾고 있는 만큼, 이번 후속조치로 대구 수성구 집값 상승세도 주춤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년 집값 상승률 1위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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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동대구에 분양한 '동대구 반도유보라' 모델하우스 현장. (자료제공 = 반도건설)


 대구 집값은 그동안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시·도별 매매가 상승률로는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5년 동안 대구 매매가격은 31.87% 올랐다. 같은기간 전국 상승률(10.69%)의 약 3배에 달한다. 그동안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던 서울(13.76%)과 부산(15.54%)과 비교해도 큰폭이다.
 
 대구는 지난 2008년 이전까지 수요대비 아파트가 과도하게 공급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다른 지역보다 집값이 크게 하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오랜 기간 침체했던 대구 부동산시장은 지난 2012년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2015년부터는 청약시장 활황세를 타고 거센 상승세를 보였다. 그해 상반기 대구 자치구별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달성군을 제외한 7개 자치구가 전국 10순위 내 들었을 정도다. 그중 수성구는 4개월 동안 6.08% 상승해 전국 131개 시·군·구 중 가장 크게 올랐다.
 
 ◇청약광풍 대구, 집값 거품일까?

 이에 '가격거품' 논란도 일었다. 조선이나 철강 등을 거점으로 두고 있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대구는 기간산업이 없어 대형 개발호재나 인구유입 가능성이 없는 편이기 때문이다.

 대구에는 지난 2013년부터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가격하락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시장에 웃돈이 크게 붙었다. 게다가 혁신도시 건설과 대구지하철 2호선 연장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외부에서 계속 유입됐다.
 
 이에 힘입어 청약광풍이 불었다. '동대구반도유보라' 청약경쟁률은 평균 273.9대 1, 최고 615.1대을 기록했다.  대구 중구 대신동 일대에 대림산업이 분양한 'e편한세상 대신'은 129.37대 1, 대구 수성구 재건축단지 '범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도 14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곳곳에서 세자릿수 경쟁률을 이어갔다.

 ◇입주러시에 집값 하락···거품붕괴 신호탄?
 
 청약물량이 많았던 대구에 일찍이 '입주대란'이 시작됐다. 지난 2016년에는 전년대비 약 78% 증가한 2만6000가구가 입주했다.

 이에 그해 1월 거래량이 급감했다. 아파트114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월대비 58% 감소했다. 전국에서는 두번째로 큰 폭 감소했다. 심지어 그해 6월 매매가는 0.27%하락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월별 가격으로는 가장 큰 폭 하락한 수치다.

 이같은 하락세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대책 이전인 올 1~7월 대구 아파트값은 0.68% 하락했다. 지난 5년 대구 상승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부산과 서울이 각각 2.41%, 3.13%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전히 건재한 '수성구', 집값 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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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부동산114)


 대구의 하락세에도 수성구만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 1~7월 대구 수성구 아파트값은 0.84% 올랐다. 같은기간 대구 달성군(-1.17%), 달서군(-1.14%), 남구(-0.64%), 서구(-0.54%), 동구(-0.06%) 등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구 수성구는 대구·경북지역 명문고교로 꼽히는 경북고와 경신고 등이 있어 '지방의 대치동', '대구 8학군'등으로 불린다. 이런 학군수요에 힘입어 매매가는 물론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

 지난 2016년 2월 기준으로 대구 수성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이는 경기 평균 매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며 여주시 등 일부 지역 매매가의 두배에 달했다.
 
 게다가 8·2대책 이후에도 대구 수성구의 상승률이 계속되자 정부에서 '투기과열지구' 칼날을 빼든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구 수성구는 대구에서 입지 선호도가 높고 학군 등 실수요도 받쳐주는 선호지역"이라면서 "8·2대책 투기과열지구 지정에서 빗겨가면서 지난 한달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투기과열지구 지정 지역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며 "수성구 역시 이번 후속대책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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