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 경제, 쌍둥이 허리케인에도 성장 유지할 듯” FT

등록 2017.09.13 11:12: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윈터 스프링=AP/뉴시스】미국 플로리다주 윈터 스프링에서 1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리면서 도로에 생긴 싱크홀에 밴 자동차가 처박혀 있다. 2017.09.12

【윈터 스프링=AP/뉴시스】미국 플로리다주 윈터 스프링에서 1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리면서 도로에 생긴 싱크홀에 밴 자동차가 처박혀 있다. 2017.09.12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쌍둥이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가 미국의 텍사스, 플로리다 등을 할퀴고 지나갔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정상화 행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설비가 침수나 정전 피해를 입으며 서비스나 제품 생산이 단기적으로 줄고 실업도 증가하겠지만, 도로 보수 등 복구작업이 탄력을 받으면 국내총생산(GDP)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뜻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가 몰고 온 물리적인 피해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지속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경제 피해는 스쳐 지나가는 수준(fleeting)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FT는 지난 2005년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이러한 예측의 근거로 제시했다. 연준은 당시 카트리나가 상륙한 지 한달 뒤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경제적 여진(ramifications)이 상당하지만 길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FT는 전했다.

신문은 오는 20~21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하비와 어마에 대해서도 유사한 견해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허리케인 피해를 이유로 기준금리 정상화 행보를 늦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사들인 자산(4조5000억 달러) 축소 계획 발표를 늦출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쌍둥이 허리케인이 남긴 피해로 물가는 오히려 더 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유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폭우와 태풍으로 자동차 피해가 급증하면서 중고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큰 유류 제품과 식료품을 제외하고 산정한 근원 물가는 상대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연 재해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장기적으로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진단도 나왔다. 생산설비 등이 침수·정전 피해를 입거나 파괴되면서 단기적으로 제품 생산이 줄 수 있지만, 이러한 설비를 보수하고 다시 사들여 가동하고. 무너진 건물을 복구함에 따라 국내총생산이 더 증가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주 한 행사에서 허리케인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일시적(modest and transitory)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고 FT는 전했다.

물론 허리케인 피해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 미국의 GDP성장률이 태풍피해로 최대 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허리케인 피해 규모가 150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텍사스 지역의 화학·정유 부문이 문을 닫으면서 산업생산이 크게 줄고, 플로리다주의 관광업 등도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한편, 연준은 오는 19~20일 재닛 옐런 의장 주재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축소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