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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공매도 피해 코스닥 떠난다는데...이전 효과 있을까?

등록 2017.09.28 11: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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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기업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17.02.2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기업과 관련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17.0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바이오 의약품 제조업체 ‘셀트리온’이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코스피로 둥지를 옮길지 최종 결정을 내린다.

셀트리온이 2005년 7월 19일 코스닥에 입성한지 12년만에 코스피 이전 상장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건 소액주주들 때문이다. 이들은 코스닥보다 코스피에 상장하는 것이 공매도 위험이 적고, 주가 상승에 유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상당하다. 코스피 이전에 따른 기대 효과는 과장돼 있는 반면 부작용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실 공매도의 경우 코스피의 비중이 코스닥에 비해  4배 가량이나 된다. 더구나 코스닥과 달리 매년 증가하는 추세여서 오히려 공매도 타깃이 될 확률도 적지 않다. 여우를 피하려다 사자를 만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매도란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증권사 등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낸 뒤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되사서 차익을 내는 투자법이다. 

이와 함께 코스피 이전 상장도 과거 네이버 등의 사례를 보면 주가 부양에는 큰 효과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의 성장성이 주가와 직접적 관계가 있지, 무대가 코스피냐 코스닥이냐가 중요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 공매도 비중, 코스피 6.52% > 코스닥 1.67%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코스피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5조993억원)에서 공매도(3326억원) 거래 비중은 6.5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2조9873억원)에서 공매도(500억원) 비중은 1.67%이다.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공매도 비중이 3.90배 더 높다.

또 코스피의 연도별 공매도 비중은 ▲2011년 1.86%에서 ▲2012년 3.09% ▲2013년 3.80%로 3%대로 올랐다. 이어 ▲2014년 4.98% ▲2015년 5.56% ▲2016년 6.31%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반면 코스닥의 연도별 공매도 비중은 ▲2011년(0.39%), ▲2012년(0.59%) 0%대였고, 2011~2016년 6년여간 1%대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주가 하방 작업 수단인 공매도가 줄 것이라는 오해가 있다”며 “코스피는 코스닥보다 공매도 비중이 높아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 시 오히려 공매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공매도 피해 코스닥 떠난다는데...이전 효과 있을까?

거래금액 뿐만 아니라 거래량 기준으로도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공매도 비중이 더 높다. 

코스피에서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공매도 거래량은 904만7000주로 전체 거래량의 2.55%를 차지했다. 동일 기간 코스닥에서의 공매도량은 464만5000주로 그 비중은 0.65%에 그쳤다.

◇ “이전 상장 시 대차수수료 하락해 오히려 공매도↑”

특히 기관 투자가는 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매도를 선호하므로 코스피로 상장 시장을 옮길 시에 기관 공매도가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1~8월 기관 투자가의 공매도 금액은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10.7배 높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의 코스피 공매도액은 코스닥에 비해 5.8배, 3.8배 더 많다.

아울러 코스피에서의 우량 종목들은 공매도 대차 수수료가 낮아 이전할 경우 공매도가 오히려 늘어나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지난 8월 최고 기준: 0.4%), SK하이닉스(1%) 등 코스피 우량종목은 주식 대차 수수료가 셀트리온(4%)에 비해 크게 낮고, 코스피는 상장지수펀드(ETF) 차익거래 등 주식 대차 활용도가 높다”며 “셀트리온이 코스피 이전 시 대차수수료 하락으로 오히려 공매도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셀트리온 공매도 비중, 코스피200종목보다 낮아

셀트리온이 코스닥 대장주이기 때문에 공매도가 다른 종목에 비해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 1~8월 셀트리온의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은 7.6%이다. 로엔(12.8%), 파라다이스(11.0%), 메디톡스(10.9%) 등에 이어 코스닥 전체 기업중 11위이다.

또한 코스피200 종목 일평균 공매도 비중 평균인 7.8%보다도 낮다. 동시에 시장별 대표 바이오지수인 코스피200 바이오 지수(6.9%), 코스닥150 바이오 지수(5.3%)의 공매도 비중에도 못 미친다.

거래소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공매도 규모는 코스피에서 뿐만 아니라 코스닥 주요 종목과 비교해서도 과도한 수준이라 말하기 곤란하다”라고 진단했다.

셀트리온, 공매도 피해 코스닥 떠난다는데...이전 효과 있을까?

◇ “과거 코스피 이전종목, 주가 부양 효과 無”

거래소가 NAVER(이전상장 시기: 2008년 11월), 한국토지신탁(2016년 7월), 동서(2016년 7월) 등 주요 시장이전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스피로의 상장 이전에 따른 주가 부양 및 유동성 증대 등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카오(2017년 7월)는 은행업 진출 등 경영환경 변화 및 데이터 기간 부족 등으로 분석에서 제외했다.

거래소는 이전상장 후 주가는 상장 시장과 무관하고 기업 실적 및 성장성에 직접적으로 비례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종목들의 거래량은 시장 이전에 비해 60~80% 수준으로 감소, 유동성 개선 효과도 감지되지 않았다.

실제 NAVER는 이전 상장 후 3개월 일평균 거래량은 3개월 전 거래량의 80.5%에 불과했다. 같은 기준으로 한국토지신탁 63.8%, 동서 69.8%에 그쳤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되면 주가가 부양되고 변동성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기대가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스피에는 이미 바이오 의약품 제조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돼 있다”며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상장 시 투자자금을 분산케 해 되레 셀트리온의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코스피는 대형주 위주의 장세를 나타낸다”며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후 다른 대형주에 비해 규모 면에서 밀리면 오히려 수급에서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은 오는 29일 송도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전 상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코스닥 시총 2위인 카카오가 지난 7월 이전 상장한 데 이어 시총 1위인 셀트리온까지 이탈하게 되면 코스닥은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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