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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까지 장착한 최민정, '몸싸움 최소화'까지 생각한다

등록 2017.11.18 18: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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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까지 장착한 최민정, '몸싸움 최소화'까지 생각한다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19·성남시청)이 몸싸움을 최대한 줄이는 것까지 생각하며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몸싸움을 최소화하면 실격 등 변수를 줄일 수 있는데다 부상까지 예방할 수 있어서다.

 최민정은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4초51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열린 500m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도 조 1위에 오르며 순항한 최민정은 결승에서 43초378을 기록, 엘리스 크리스티(영국·43초259)의 뒤를 이어 은메달을 땄다.

 이날 레이스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최민정이 아웃코스로 추월했다는 점이다.

 여자 1500m 결승에서 3바퀴를 남길 때까지 6위에 머물렀던 최민정은 이후 바깥쪽 코스로 빠져 달렸다. 그러면서 점차 추월했고, 한 바퀴를 남기고는 3위까지 올라섰다.

 반 바퀴를 정도를 남기고 심석희(20·한국체대)와 함께 1, 2위에 올라선 최민정은 심석희를 추월하면서도 바깥쪽 코스로 치고 나갔다.

 3바퀴를 남기고서 부터는 대부분 다른 선수들보다 더 크게 원을 돌면서 선두까지 치고 나온 것이다.

 500m 결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500m 결승에서 스타트가 늦어 4명 중 4위로 출발한 최민정은 줄곧 4위로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2위까지 올라섰다. 이 때에도 바깥쪽으로 크게 돌면서 달려 추월에 성공했다.

 강력한 체력이 바탕이 됐기에 다른 선수들보다 크게 트랙을 돌면서 추월하는 것도 가능했다.

 또 아웃코스 추월은 경험이 쌓이면서 여유가 생긴 최민정이 변수를 최소화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작전이기도 하다.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SM 관계자는 "최민정이 몸 상태도 좋지만,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그러다보니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민정은 이날 레이스를 마친 뒤 "인코스는 다른 선수들이 많이 노린다. 그러다보니 부딪힘이 많다"며 "그래서 빈틈이 많은 아웃코스로 추월한다"고 전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무리하게 인코스로 파고들다가 다른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넘어져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여자 대표팀과 비교해 경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 남자 대표팀에서는 임효준(21·한국체대)이 월드컵 1차 대회에서 허리 부상을 당해 2, 3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희망으로 떠오른 고교생 황대헌(18·부흥고)도 3차 대회에서 왼 팔 부상을 떠안았다.

 몸싸움을 최소화하면 '나쁜 손'으로 유명한 판커신(중국) 같은 선수들의 견제도 피할 수 있다.

 판커신은 이날도 여자 500m 준준결승 2조에서 판라위번 라라(네덜란드)의 몸을 심하게 잡았다가 실격됐다.

 최민정은 "판커신의 반칙에 대응한다기보다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부딪히는 상황을 만들기지 않기 위해 전술적인 부분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최민정은 당초 1500m 결승에서 중반 선두로 치고 나가는 전략을 쓰려고 했다고 밝혔는데, 이도 몸싸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이날 1500m 결승에서 레이스가 뜻대로 풀리지 않은 가운데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것도 최민정이 가지고 있는 여유 덕분이다.

 최민정은 "중반부에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려고 했는데 레이스가 꼬였다. 당황했지만, 막판에 침착하게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심리적으로도 한층 단단해진 최민정이 바라보는 것은 오직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다. 월드컵 대회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최민정은 "월드컵 대회는 성적보다 감각을 유지한다는 생각으로 뛴다. 1500m에서 생각지도 못한 금메달을 땄다"며 "500m는 주종목이 아닌데 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다. 과정이 아쉬웠는데 보완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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