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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할거라던' DB, 식스맨들이 만든 우승 신화

등록 2018.03.11 17: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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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DB가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DB 선수단. (사진 = DB 제공)

【서울=뉴시스】DB가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DB 선수단. (사진 = DB 제공)

시즌 전 꼴찌후보로 평가
두경민·버튼 에이스 자리매김···베테랑 김주성·윤호영 지원
우승의 중심, 지난 시즌까지 후보·2군 선수들

【원주=뉴시스】박지혁 기자 = "올해의 콘셉트는 '무명의 반란'입니다." (2017년 9월 신해용 원주 DB 단장)

프로농구 원주 DB가 기어이 사고를 쳤다. 6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DB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69-79로 졌지만 2위 전주 KCC가 같은 시간 서울 삼성에 패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KCC와 여전히 2경기 차이를 유지한 DB는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011~2012시즌 이후 6시즌 만에 들어 올린 쾌거다.

DB는 시즌 전 '선수가 없는 팀', '꼴찌 후보'로 평가받았다. 12명 엔트리를 짜기도 어려울 만큼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주축이었던 허웅이 군에 입대했다. 윤호영은 부상 후 재활로 전력에서 이탈해 시즌 초반에 코트에 서지 못했다. 팀의 간판 김주성은 은퇴를 앞둔 노장이다. 주축 선수 대부분이 벤치 또는 D리그(2군)에서 뛰었다. 두경민, 김주성을 제외하면 프로에 데뷔한 이후 주전으로 뛴 선수가 아무도 없다. 신 단장의 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들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주어진 기회에서 선수들은 몸과 마음을 다해 뛰었다. 모든 선수들이 한 발 더 움직였다.

외국인선수 디온테 버튼과 로드 벤슨은 든든했고 두경민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베테랑 김주성과 뒤늦게 합류한 윤호영은 과거 '동부산성'의 두 축답게 힘을 보탰다.

그리고 서민수, 김태홍, 김영훈, 유성호, 한정원, 박병우, 이우정, 맹상훈, 군에서 전역한 박지훈까지 '인해전술'을 펼쳤다.

특히 김태홍은 지난 시즌 평균 출전시간 4분20초에서 이날 경기 전까지 22분5초를 뛰며 껑충 뛰었다. 주전급으로 자리 잡았다. 평균 7.1점 3.5리바운드. 지난 시즌에는 1.1점을 기록했다.

서민수와 김영훈은 외곽에서 지원했고 박병우, 이우정은 헐거운 가드진에 큰 힘이 됐다.

보수(연봉+인센티브) 기준으로 김태홍이 8000만원, 서민수가 6000만원, 유성호가 5000만원, 맹상훈이 4500만원, 김영훈이 4000만원이다. 한 해에 수억원을 받는 '이름값 있는 선수들'과 달랐지만 '원팀'의 힘은 무서웠다.

이들은 벤치에서 느낀 지난 설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보답 받았다. 이상범 감독은 철저한 분업과 출전시간 배분으로 고른 선수를 기용하며 리그 트렌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DB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 모든 선수들이 잘 싸웠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팀 색깔을 완전히 버린 시즌이었다"며 "리빌딩까지 최소 4~5년은 예상했지만 단숨에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그동안 출전시간이 부족해 코트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던 선수들이다. 코트에서 자신감 있게 하고 주눅 들지 말 것을 주문했다"며 "모든 선수들이 같은 마음으로 악착같이 뛰면서 좋은 방향으로 온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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