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계 아카데미상' 받은 박세은, '집념의 요정'
앳된 얼굴에 미모를 갖춘 그녀는 평소 밝게 웃고 다정다감한 성격이지만 발레에 대한 열정과 집념은 누구보다 강하다. 빡세게 연습하는 악바리 근성과 이름 덕분에 '빡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1669년 설립돼 349년 역사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BOP) 제1무용수로 승급한 과정만 살펴봐도 그렇다. 파리오페라 발레는 미국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영국 로열 발레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발레단이다.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과거 이 발레단에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입단했다. 2000년 그가 은퇴한 뒤인 2011년 이 곳에 준단원으로 입단했다.
2014년 말 발레 '라 수르스(La Source)'에서 주인공 '나일라'를 연기하며 주역으로 나섰다. 2017년 1월부터 제1무용수로 통하는 프르미에르 당쇠즈로 활약하고 있다
2015년 연습 도중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승급 오디션에서 탈락하는 등의 시련을 겪은 뒤 얻어낸 영광이었다. 특히 자국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곳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박세은은 당시 승급 소식을 듣자마자 펑펑 울었다는 말로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수많은 후배 발레리나들이 롤모델로 꼽는 무용수다. 안정된 기술은 물론 무대 위에서 표현력이 넘치기 때문이다. 예쁘장한 외모로 스타성까지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년 파리오페라발레에 입단한 한국인 후배 윤서후를 살뜰하게 챙기는 등 인간적인 매력도 갖췄다.
박세은은 1무용수로 승급 직후 "에투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기보다 제 스스로 더 발전된 모습, 더 감동을 줄 수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세은은 한국 무용수 중 '브누아 드 라 당스' 네 번째 수상자가 됐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1999), 발레리나 김주원(2006)에 이어 여성무용수로는 세 번째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민이 2016년 한국 발레리노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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