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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시작일 뿐…새로운 경제위기 우려 커져" WP

등록 2018.09.04 10: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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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흥국 통화 약세는 부채 위험 반영"

글로벌 부채 169조 달러…금융위기 때의 1.7배

향후 5년 내 차환 필요한 부채도 10조 달러 달해

"위험 전이 우려 높다" vs "과장됐다"…의견 엇갈려

【이스탄불=AP/뉴시스】 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2018. 8. 13. 

【이스탄불=AP/뉴시스】 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2018. 8. 13.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달 터키 페소화 폭락 사태가 다른 신흥국들로 전이되면서 새로운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리라화 폭락 사태가 경제 구조가 취약한 다른 신흥국들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세브넴 칼렘리-오즈칸 메릴랜드대 교수는 "터키는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주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에 5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조기 지원을 요청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남아프리카 랜드화와 러시아 루블화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글로벌 부채다. 경제학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부채의 급격한 증가세를 감안할 때 금융 불안이 각국으로 확산될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전 세계 총 부채는 금융위기 당시 97조 달러(약 10경7970조원)에서 현재 169조 달러(약 18경8114조원)까지 급증했다.

 특히 신흥국들 중에는 달러화나 유로화로 표시된 외화 부채 비중이 높은 취약한 나라가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년간 교량, 병원, 발전소 등 인프라 투자에 큰 돈을 썼던 터키의 경우 터키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화부채 비율이 53%에 달한다.

 채권의 만기 기간이 돌아오는 상황에서 통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 지급 불능 위험도 커진다. 터키에서 올해 초 10만 달러의 대출금을 상환하려면 37만9000 달러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66만 달러가 있어야 한다. 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10조 달러(약 1경1138조원) 가량의 회사채는 향후 5년 내에 차환이 필요하다.

 신흥국의 위기를 맞으면 선진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터키에 820억 달러를 빌려준 스페인 은행을 포함해 유럽 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신흥국 위기로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나빠지낟.

 하지만 터키의 위기가 다른 신흥국들로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과장됐다는 의견도 있다.

 애덤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안정될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매우 취약한 신흥국들은 많지 않다"며 "기업 부채의 수준만으로 그 나라 경제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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