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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발레경연 장려상이 1등상 둔갑…예술요원 병역특례 부정 의혹"

등록 2018.09.10 14: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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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립발레단 소속 A씨, 대체복무 편입과정 문제제기

병무청·문체부 확인절차 없이 '묻지마 통과' 지적…수사 촉구

【서울=뉴시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뉴시스DB)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에 대한 제도 개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 국제발레대회 참가자가 정식 수상이 아닌 번외상을 받고도 예술요원으로 편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병무청 등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5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16 헬싱키 국제 발레 경연'에 참가한 A씨는 고전 발레에서 남녀 무용수가 함께 추는 2인무인 '파드되부문'에서 1등을 수상했다.

  그러나 대회 홈페이지의 공식 수상 목록을 확인한 결과 이 상은 시니어, 주니어 부문의 최종 순위 밖의 상으로 심사위원이 선정하는 일종의 '번외 장려상' 격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공식 3라운드로 구성된 정식 대회에서 최종 결선까지 진출했으나 입상에는 실패했다. 최종 결선은 고전무와 현대무 두 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었고, 두 부문 종합점수로 순위를 매긴 남성 시니어 부문에서는 1등 없이 2등과 3등만 선정됐다.

  A씨가 수상한 상은 시니어 부문 1등이 아닌 시상식이 모두 끝난 후에 심사위원이 합의해 추가로 수여한 상이었다. 수상여부도 정식 시상식(6월2일)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9일 발표됐고, 상금도 이 대회에서 수여하고 있는 장려상 수준인 1000유로였다. 대회 주최 측이 공지한 시니어 부문 1위 상금은 8000유로다.

  현행법에 따르면 병무청이 인정하는 국제대회에서 2위 이내 입상자나 입상성적 순으로 2명 이내에 해당하면 예술요원 병역 특례 편입 자격이 부여된다.
 
【서울=뉴시스】 예술분야 특례요원으로 편입된 A씨는 '2016 헬싱키 국제 발레 경연'에서 장려상 격인 번외상을 수상하고도 한국무용협회로부터 '입상증명서'(왼쪽)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술·체육요원 추천원서'를 발급 받아 병무청에 제출했다. (자료=하태경 의원실 제공)

【서울=뉴시스】 예술분야 특례요원으로 편입된 A씨는 '2016 헬싱키 국제 발레 경연'에서 장려상 격인 번외상을 수상하고도 한국무용협회로부터 '입상증명서'(왼쪽)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술·체육요원 추천원서'를 발급 받아 병무청에 제출했다. (자료=하태경 의원실 제공)


  A씨는 사실상 이름만 파드되부문 1위상일뿐 장려상에 불과한 상을 받고도 한국무용협회로부터 '입상증명서'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술·체육요원 추천원서'를 발급 받아 병무청에 제출했다. 추천원서에는 입상일도 실제 '2016년 6월9일'이 아닌 '2016년 6월2일'로 허위 기재했다.

  익명을 요구한 발레 관계자는 하태경 의원실 측에 "시상식과 폐막 공연이 끝난 후 심사위원이 추가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심사위원들이 폐막 공연 이후 참가자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뒤늦게 번외 장려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인지는 몰라도 공식적인 1등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제도와 관련해 주무 부처인 병무청과 문화체육관공부는 지난 7일 '바른미래당 병역특례제도 TF 현황 및 대책 관계부처 합동보고'에서 "병역특례 관련 증빙 서류를 철저하게 확인·감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 사례를 볼 때 병역특례 관련 서류에 대한 확인·감독과정이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입상증명서를 대회 주최 측이 아닌 상의 성격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관련 분야 국내 협회에서 대리 발급해주는 등 절차 또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태경 의원은 "정식 1등이 아니고 번외 장려상을 받은 사람을 '묻지 마 병역면제'시켜준 병무청과 문체부의 책임이 크다"며 "예술 분야 병역특례가 부정 사건의 온상이 된 것 아닌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서울=뉴시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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