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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보험금 찾아준다'는 굿리치·토스에 보험협회 제동…왜?

등록 2018.11.01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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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협회 "공적 서비스, 마케팅수단 이용해선 안돼"

굿리치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아, 오히려 서버·광고비용 지출"

금융위 "협회와 업체 협의하길, 보안문제는 확인 중"

굿리치의 '못받은 숨은 보험금 찾아드립니다' 광고영상 갈무리.

굿리치의 '못받은 숨은 보험금 찾아드립니다' 광고영상 갈무리.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숨은 보험금 찾아드린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앱 플랫폼 '굿리치'와 '토스(Toss)'에 양대 보험협회가 제동을 걸었다. 소비자 권리를 찾아준다는 이 서비스의 무엇이 문제가 된 것일까.

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리치앤코와 비바리퍼블리카는 자사 앱 굿리치와 토스에 '숨은보험금찾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후 인터넷과 TV, 버스, 현수막 등 다양한 채널로 홍보해왔다.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제동을 건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서비스를 민간업체에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옳은가다. '숨은보험금 찾아줌' 서비스는 금융당국 지시로 두 보험협회가 구축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금융위는 '소비자 중심 금육개혁 10대 과제' 일환으로 '숨은보험금 찾아주기' 실시를 발표했다. 이에 협회는 '내보험 찾아줌(Zoom)' 시스템을 만들었다.

한 협회 관계자는 "당국과 협회에서 공익적인 차원에서 만든 대국민 서비스를 민간업체에서 마치 자신들이 구축한양 홍보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민간업체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송금서비스 토스(Toss) 홈페이지 갈무리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송금서비스 토스(Toss) 홈페이지 갈무리


두 번째는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을 협회에서 지불한다는 점이다.

이 서비스는 스크래핑 기술을 이용한다. 보험정보를 열람하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 때 드는 휴대폰 인증비용을 생명·손해보험협회 각각이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그 비용은 건당 30~36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누적 수수료비용이 1억원이 넘는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보험사 회원비로 운영되며 이 회비는 소비자 보험료에서 나온다"면서 "이로 운영하는 서비스를 협회 동의없이 자사 앱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무임승차'"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상업적 이용'이란 협회 주장에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리치앤코 관계자는 "보험찾아줌 서비스 및 광고가 간접적으로 회사를 알리는 효과는 있겠지만 그것이 직접적으로 자사 수익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없다"면서 "우리의 수입은 우리가 개발한 서비스에서 거두는데 마치 공적서비스로 영업해 수익을 내는 것으로 여겨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이 서비스로 수익은 커녕 오히려 우리도 서버비용 및 광고비를 지출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보험금을 찾아준다는 좋은 서비스를 알리고 앱 이용자와 공유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두 업체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안된다는 법적 근거는 없다. 스크래핑 기술 관련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당국은 딜레마에 빠졌다. 법적 문제도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이 서비스를 널리 알리고 있는 이들 업체를 제재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비스를 널리 알린다는 점에서 오히려 순기능이 있지만 보안이나 무임승차 등의 문제도 우려된다"면서 "협회와 업체가 적절한 합의점을 찾길 지켜보고 있는 동시에 보안상 문제는 없는지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내보험찾아줌(ZOOM)' 화면캡처 갈무리(자료제공 = 금융위원회)

'내보험찾아줌(ZOOM)' 화면캡처 갈무리(자료제공 = 금융위원회)



협회는 굿리치·토스측에 두 가지를 제안한 상태다. 마케팅 및 광고를 중단할 것과 이 서비스가 협회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라는 점을 소비자가 인지하게 할 것 등이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 주관 서비스라는 점을 명시하라고 전달했다"면서 "지금의 형식이 아닌 링크형식으로 바꿔 협회 홈페이지로 넘어와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개선도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리치앤코 관계자는 "좋은 서비스를 널리 알리고 소비자 편의를 위해 도입했지만 협회의 문제제기가 계속돼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에 광고도 내리고 협회 주관서비스라는 점도 명시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링크방식으로 바꾸라는 요청은 "소비자 이용불편이 우려돼 아직 논의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도 "(지금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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