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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임원 "권성동 청탁자 특별 관리…점수 조작" 증언(종합)

등록 2018.11.26 19: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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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임원, 권성동 2차 공판 나와 증언

"포스트잇 따로 전달…계속 합격시키라 요구"

최흥집 전 사장, 권성동 청탁 인정 취지 진술

염동열 보좌관, 이날 방청하다 퇴정 당해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강원랜드 채용비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11.0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강원랜드 채용비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11.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옥성구 기자 =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59)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탁한 인사명단은 강원랜드 내에서 특별하게 관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강원랜드 인사팀 임원 A씨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순형) 심리로 열린 권 의원의 업무방해 등 혐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A씨는 '강원랜드 본부장 B씨로부터 1차 선발과 관련해 채용 청탁을 요구 받은 적 있냐'는 검찰 측 질문에 "있다. 공고에서부터 아마 15여명 정도의 청탁자 명단과 최초 청탁자를 포스트잇에 따로 줬다"면서 "서류 전형까지 계속 합격을 시켜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강원랜드 본부장 B씨의 요구를 바로 받아들였나'고 묻자, A씨는 "처음에는 너무 많아 일일이 해줄 수 없다며 소극적으로 대했다"면서 "그 와중에 B씨가 사무실로 불러 권 의원이 (청탁을) 준 거란 말을 들었다"고 답했다. B씨는 권 의원의 청탁을 받아 채용비리에 개입한 혐의로 권 의원과 함께 재판을 받는 인물이다.

'B씨의 채용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냐'는 질문에는 "거부는 소극적으로 몇 번 했다. 하지만 청탁이 많이 오고 사장도 요구하다 보니 제 선에서 거절하기 힘들었다"면서 "(채용 요구에) 제가 성적을 조작해야 한다는 거에 부담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B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됐냐고 계속 물어보고 저를 압박해서 (권 의원이 청탁한 인물들의) 합격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최흥집(67) 전 강원랜드 사장도 각별히 지시했나'라는 물음에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권 의원과 최 전 사장, B씨의 관계라든지 당시 공천 문제가 있는 것이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권 의원 비서를 포함해 특히 이 사람들은 돼야 한다는 3명이 있었다. 하도 많이 들어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권 의원 비서는 원래 선발대로면 탈락인지'를 확인하는 검찰 질문에도 A씨는 "원칙대로면 그렇다"고 시인했다.

반면 권 의원 측은 권 의원이 제시했다는 청탁자 명단 자체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권 의원 측 변호인은 '청탁자 명단 13명의 청탁 여부를 확인한 적 있나'고 묻자 A씨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럼 13명이 권 의원이 청탁한거라고 알 수 없지 않나'고 하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B씨는 자신의 조카를 꼭 해달라고 부탁했지 않나'는 질문에 A씨는 "그렇다. 그때는 몰랐다"면서 'B씨의 조카를 왜 권 의원이 청탁하나'는 물음에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강원랜드 임원 "권성동 청탁자 특별 관리…점수 조작" 증언(종합)

한편 이날 재판에는 권 의원과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염동열(57)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이 방청하다가 재판부의 주의를 받고 퇴정하기도 했다. 검찰이 제시한 합격자 명단 엑셀 파일에 따르면 권 의원과 염 의원 등이 청탁한 인물들의 명단이 나열돼있다.

검찰은 "(염 의원 측) 보좌관이 방청한 후 염 의원 재판에서 증언할 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재판부는 "방청하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권 의원의 재판에 출석한 증인과 접촉해 위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염 의원의 보좌관은 방청한 이유에 관해 "(권 의원의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다"고 답한 후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퇴정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강원랜드 1·2차 교육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청탁한 대상자 10여명을 합격시키기 위해 직무능력검사 결과를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게 하는 등 면접 대상자나 최종합격자 선정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 의원은 최 전 사장으로부터 "워터월드 사업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정 청탁에 "잘 챙겨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해 승낙하면서, 그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 김모씨가 강원랜드에 취업하도록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전 사장은 지난 15일 춘전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업무방해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강원랜드 커피숍에서 만난 권 의원으로부터 직접 명단을 받았고, 권 의원의 김모 비서관도 채용해 줄 것을 부탁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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