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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조기총선 2주 앞…민주화 이후 첫 극우의원 나오나

등록 2019.04.15 16: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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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복스', 창당 6년만에 국회 의석 차지할 듯

산체스 총리 "복스, 정치 담론 격화·과장" 우려

전문가 "이슈 몰이로 이미 총선 승리한 셈"

【빌바오(스페인)=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빌바오에서 한 여성이 '파시스트, 비켜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8일로 예정된 스페인 총선에서는 극우정당 '복스'의 약진이 예상된다. 2019.04.15.

【빌바오(스페인)=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빌바오에서 한 여성이 '파시스트, 비켜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8일로 예정된 스페인 총선에서는 극우정당 '복스'의 약진이 예상된다. 2019.04.15.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스페인의 조기총선(28일)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6년 전 스페인 보수정당 국민당(PP)에 반기를 든 이들이 주축이 돼 창당한 극우 '복스(Vox)'의 약진이 예상된다.  현재 복스의 지지율은 10% 안팎으로, 이대로라면 의회에서 1개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14일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극우정당이 원내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이 사망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1977년 하원 선거를 치르고, 1978년 헌법을 선포하는 등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스페인에서는 지난 40여년 동안 좌파 사회노동당(PSOE)과 우파 국민당(PP) 등이 집권해왔다.

복스는 지난 12월에도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선거에서 109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하며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안달루시아의 투표는 두 가지의 극적인 정치지형 변화를 일으켰다. 첫 번째는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공고한 제1당의 위치를 차지하던 집권 사회노동당의 약세, 두 번째는 복스의 등장으로 인한 우파 정당의 영향력 확대다.

현재 안달루시아 지방의회에서는 보수 국민당(26석), 중도우파 시민당(21석)과 복스당이 손을 잡아 세력을 장악한 상태다. 사회노동당의 의석은 33개에 불과해 의회 내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당의 우경화도 주목할 만 하다. 카탈루냐 독립에서 시작된 스페인의 우파 바람은 이민자, 페미니즘 등을 둘러싸고 격화된 모습이다. 가디언은 복스의 빠른 부상에 위협을 느낀 국민당이 올해 총선에서 더욱 우향된 정책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극우는 항상 스페인에 존재했다"며 복스의 등장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산체스 총리는 "사실 이들의 약진이 그렇게 걱정되진 않는다. 복스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면서 "다만 나를 괴롭히는 것은 복스가 다른 두 보수 정당과 정치적 담론을 격화시키고, 과장하는 점이다"고 말했다.

 
【시우다드레알(스페인)=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스페인 시우다드레알의 한 창고에 집권 사회노동당(PSOE)의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얼굴이 담긴 선거용 포스터가 쌓여있다. 이달 28일로 예정된 스페인의 총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산체스 총리는 "극우의 등장은 새롭지 않다"면서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들이 기존 보수당과 합세해 정치적 담론을 과격하게 만들고, 과장하는 점이다"고 말했다. 2019.04.15.

【시우다드레알(스페인)=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스페인 시우다드레알의 한 창고에 집권 사회노동당(PSOE)의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얼굴이 담긴 선거용 포스터가 쌓여있다. 이달 28일로 예정된 스페인의 총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산체스 총리는 "극우의 등장은 새롭지 않다"면서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들이 기존 보수당과 합세해 정치적 담론을 과격하게 만들고, 과장하는 점이다"고 말했다. 2019.04.15.



현지 여론조사 기관 '메트로스코피아'에 따르면 여전히 유권자의 40%는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이다. 관건은 이들 중 복스의 지지를 숨기고 있는, 이른바 '샤이 복스'가 얼마나 되느냐다. 복스의 지지자들은 공공연하게 "무당층의 10~12%는 '샤이 복스'"라고 주장한다.

정치 자문가 안토니오 바로소는 "복스는 전형적인 극우 정권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 미국과 이탈리아에서도 목격됐다. 주류 언론을 공격하고, 유권자들과 직접 접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극우 정치인들은 자신의 빈약한 정책에 대한 논의를 회피한다"고 분석했다.

바로소는 이어 "복스는 활발한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하며 극우 정책을 내놓는다. 이러한 방식으로 주요 정당과 대립각을 세우게 하고 유권자들에게 복스를 각인시긴다. 논란이 불거지면 자신들의 정책을 세밀하게 조정해 '아니, 우리가 의도한 것은 ~다'는 식으로 발언을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스가 안달루시아 지방선거에 이어 다시 한번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지 여부는 상관 없다"며 "0개 의석인 복스가 총선에서 이만큼의 이슈몰이를 한 것만으로도 이들은 이미 승리를 거둔 셈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스페인 총선은 상원 266석 중 선출직 의원 208명과 하원 의원 350명을 선출하는 대규모 선거다. 

스페인의 상원은 유권자들이 직접 뽑는 208명의 선출직 의원과 광역지역 의회가 임명하는 58명의 의원으로 구성된다. 47개 선거구는 각각 인구에 비례해 3~4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한편 하원은 102명의 선출직 의원, 248명의 비례대표 의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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