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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에르도안 불패' 신화…이스탄불 새 시장 이마모을루 누구?

등록 2019.06.24 07: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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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AKP 후보 이들드름 전 총리에 10% 포인트 차로 승리

이스탄불 베일리크뒤쥐 구청장 출신

【이스탄불=뉴시스】 에크렘 이마모을루 공화인민당(CHP) 터키 이스탄불 시장 후보가 23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가 끝난 뒤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집권 정의개발당(AKP) 비날리 이을드름 후보는 이날 예비 개표 결과가 나온 뒤 패배를 인정했다. 2019.06.24 

【이스탄불=뉴시스】 에크렘 이마모을루 공화인민당(CHP) 터키 이스탄불 시장 후보가 23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가 끝난 뒤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집권 정의개발당(AKP) 비날리 이을드름 후보는 이날 예비 개표 결과가 나온 뒤 패배를 인정했다. 2019.06.24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터키 이스탄불에서 23일(현지시간) 다시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승리하면서 터키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이스탄불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1994년 당시 야당 '복지당' 후보로 출마해 승리한 후 지난 25년간 에르도안의 든든한 정치기반이 돼왔던 곳이다. '복지당'이 해체된 후 에르도안이 창당한 '정의개발당(AKP)'은 그동안 이스탄불 시장선거에서 항상 승리해왔다.

이처럼 이스탄불에서 25년간 이어져온 '에르도안 불패 신화'를 깬 주인공이 바로 이마모을루이다. 그는 지난 3월 치러졌던 시장선거 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도 AKP의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와 맞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마모을루는 23일 승리가 확실시되자 연설에서 "이스탄불 시민들이 한 세기에 걸친 터키 민주주의의 전통, 존엄을 지켜줬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이번 선거 결과는 (자신의) 승리가 아니라 이스탄불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고도 했다.

올해 49세인 이마모을루는 이스탄불의 베일리크뒤쥐 구청장 출신으로, 이번 선거 이전까지만해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정치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2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 리라화 가치 하락 등 경제난과 잇따른 테러, 쿠데타 사태,  대규모 난민유입 등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변화'를 호소하는 전략으로 지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마모을루는 특히 이스탄불 시장과 총리를 거쳐 대통령으로서 '장기집권'하고 있는 에르도안 체제 하에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독재적 정책과 인권탄압논란, 그리고 정치와 이슬람 종교를 엄격히 분리해온 터키 현대 공화주의의 위기 등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해 표심을 파고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지난  3월 31일 치러졌던 이스탄불 시장선거 결과를 에르도안 정부가 무효화하고 재투표를 밀어부치는 무리수를 뒀던 것이 결정적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이마모을루 쪽으로 돌아서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3월 31일 선거 때 이마을루와 이들드름 후보 간의 득표 차는 0.28%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54% 대 45%로 득표율 격차가 무려 10% 포인트나 벌어졌다.

이마모을루는 이스탄불대학에서 경영학으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은 후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설회사에서 일하다 2008년 CHP에 입당하며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다. 입당 1년만에 CHP 청년조직의 책임자가 된 그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집권 AKP 후보를 꺾고  이스탄불의 베일리크뒤쥐 구청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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