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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호, 검찰 '기수 파괴' 파장 계속…조직 안정될까

등록 2019.08.03 16: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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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간부 인사 이후 30여명 줄사표

보직 공석으로 이틀 만에 추가 인사

예측성 낮아지고 기수 역전 등 불만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07.2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07.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체제 간부급 인사가 단행된 이후 예상보다 많은 검사들이 줄사표를 내면서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과 '특수통' 위주 중용에 반발이 이어지면서 취임 초기부터 조직이 어수선한 분위기다. 윤 총장이 전임보다 연수원 5기수를 뛰어넘은 파격적인 인사였던 만큼, 중간 간부 인사에서의 '기수 파괴' 영향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중간 간부에 해당하는 고검 검사급 인사 발표 이틀 만인 전날 추가로 검사 26명에 대한 인사 이동을 냈다.

이는 일선 청의 지청장과 차장·부장검사 등 보직으로 발령 난 검사들이 인사 직후 사의를 표하면서 공석이 생긴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가 추가 발표한 의원면직만 21명으로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이들까지 더하면 지난달 31일 중간 간부 인사 이후 30여명의 검사들이 사표를 냈다. 검사장 등을 포함해 그 이전까지 합하면 규모는 60여명에 달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윤 총장과 과거 함께 호흡을 맞췄던 검사들이 대거 요직에 발탁됐다. 윤 총장 이름이 알려지게 된 '국정원 댓글 사건'을 비롯해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사건과 전직 대법원장(양승태)을 수사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등을 맡은 이들이다. 윤 총장 본인도 대표적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만큼,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배치됐다.

반면 '공안통·강력통'은 소외됐으며, 현 정부 관련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사건을 맡았던 수사 지휘부나 기존에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를 하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이들도 상대적으로 좌천성 인사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 임명으로 검찰총장 기수가 낮아진 것은 물론 간부들까지 기수의 폭이 커지면서 줄사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년에 비해 '기수 파괴'로 예측 불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수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검사들이 보직을 맡았어도 인사 이후 잇따라 사표를 내는 등 파동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검찰 인사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예측성을 높여 인사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기수 파괴 인사가 이뤄지면서 예년에는 좋은 자리로 평가 받는 자리에 배치된 사람들도 후배와 비교하면서 불쾌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사도 "이번 인사가 온전히 능력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지 않는 의견들이 나온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수 역전 현상이 이뤄지면서 불만을 가진 검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이 새 진용을 갖추는 것과 함께 조직 안정화라는 과제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윤 총장 임명 후 선배 기수의 검사장급 고위 간부들의 대규모 용퇴가 우려됐지만, 오히려 실무자인 중간 간부급들이 줄지어 검찰을 떠나면서 조직을 추스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간 간부급 다른 검사는 "선후배들이 우르르 변호사 시장으로 몰리는 상황을 알고도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불만이 크다는 것"이라며 "동요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어떻게 수습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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