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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쿠르드족 사령관 "美, 쿠르드 학살 당하도록 내버려둬"

등록 2019.10.14 15: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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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손 잡는 것 막지말라"

"쿠르드, 영토 분할 아니라 기존 정치틀 진입 원할 뿐"

 【서울=뉴시스】 쿠르드족 주도 시리아 반군연합 시리아민주군(SDF) 사령관인 마즐룸 코바니 장군. (사진 = 사우디 일간지 아샤르크 알 아삿 홈페이지 갈무리) 2019.10.14

【서울=뉴시스】 쿠르드족 주도 시리아 반군연합 시리아민주군(SDF) 사령관인 마즐룸 코바니 장군. (사진 = 사우디 일간지 아샤르크 알 아삿 홈페이지 갈무리) 2019.10.14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연합 시리아민주군(SDF) 사령관이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에게 쿠르드족 보호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 또는 시리아정부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고 CNN이 12일(현지시간) 단독 입수한 정부 문서를 토대로 보도했다.
 
SDF 총사령관인 마즐룸 코바니 장군은 지난 10일 'ISIS(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의 또다른 명칭) 격퇴를 위한 국제 연합체' 부특사이자 제임스 제프리 미국 국부부 시리아 담당 특별대표 수석 고문을 맡고 있는 윌리엄 로벅을 만나 미국이 쿠르드족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 조치를 취할 것인지 물었다.
 
그는 "당신(미국)은 우리(쿠르드족)을 포기했다. 당신은 우리가 학살 당하도록 내버려뒀다"면서 "당신은 우리를 보호하려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세력(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가 우리를 보호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이어 "당신들은 우리를 팔아버렸다. 이는 부도덕한 일이다"고도 했다.
 
코바니 장군은 미국이 터키의 공격을 제지할 수 있도록 돕거나 SDF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후원자인 러시아와 협력하도록 허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가 시리아 북동부에 비행 금지구역을 설치하도록 해 터키의 공습 능력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SDF는 터키군을 상대할 대공무기나 중화기를 갖고 있지 않다.
 
그는 "(터키) 폭탄이 우리 머리위에 떨어지는 것을 막을 능력이 당신에게 있는지 아닌지 알아야겠다"면서 "만약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러시아, 아사드 정권과 당장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들의 전투기가 우리 땅을 지킬 수 있도록 말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에는 학살을 막을 수 있는 두 세력이 있다. 한 곳은 미국, 또다른 한 곳은 러시아다"라면서 "지금 당장 우리 국민에 대한 폭격을 멈추도록 하든가 아니면 러시아를 맞아들일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달라"고 했다.
 
코바니 장군은 "SDF는 '영토 분할(statelet)'를 원하지 않는다. 시리아의 영토적 완결성을 존중한다"면서 "SDF는 IS 격퇴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결국은 시리아군에 통합되기를 원한다"고도 말했다.

이는 쿠르드족이 독립을 원한다는 국제사회의 인식을 뒤짚는 발언이다.  그는 "우리는 기존의 정치적 절차에 진입할 입구를 찾고 있던 것이지 이를 우회할 자율성을 모색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고 했다.
 
로벅 부특사는 코바니 장군에게 "어떤 결정도 서둘러 내리지말라"면서 "제프리 특별대표에게 코바니 장군의 입장을 전하고 후속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답했다. 그는 "제프리 특별대표가 터키 공습을 저지하고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미국 정부 최고위급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한편, 쿠르드족은 13일 시리아 정부와 일종의 '보호 협상'을 체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시리아 정부군은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북동부 지역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터키의 공격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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