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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월마을 쇳가루·비산먼지, 癌발생 연관無…거주는 부적합"

등록 2019.11.19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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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주민건강영향조사 주민설명회 개최

타 지역比 대기중 미세먼지 1.5배·중금속 2~5배↑

주민 체내 수은 등 유해물질농도 최대 1.7배 높아

癌 종류 다양…癌 발생비 통계적으로 유의치 않아

[세종=뉴시스]인천 사월마을 건강영향조사 지역. 인천 사월마을은 자연녹지지역으로 마을 남서쪽 1㎞ 지점에 수도권 쓰레기매립지가 있고 남측으로는 쓰레기 수송도로(드림로)가 위치해있다. 2019.11.19.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세종=뉴시스]인천 사월마을 건강영향조사 지역. 인천 사월마을은 자연녹지지역으로 마을 남서쪽 1㎞ 지점에 수도권 쓰레기매립지가 있고 남측으로는 쓰레기 수송도로(드림로)가 위치해있다. 2019.11.19.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인천시 서구 오류왕길동 사월마을의 집단 암 발병이 인근 공장에서 배출하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나 쓰레기 매립과 역학적 관련성이 적어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민에게 발병한 암의 종류가 다양하고 암 발생비가 타 지역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와 소음도가 타 지역보다 높아 주거하기 위해선 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 19일 오후 7시 주민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월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사월마을 주민들이 2017년 2월 청원한 건강영향조사를 수용해 동국대 산학협력단(책임자 의과대학 이관 교수)가 그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 8개월 간 실시한 것이다.

사월마을에는 지난 6월 기준 총 52세대 122명(남성 62명, 여성 60명)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 전체의 70%가 50세 이상이다. 

마을 인근에는 제조업체 122곳(73.9%), 도·소매 17곳(10.3%), 폐기물처리업체 16곳(9.7%) 등 165여 곳의 소규모 공장이 들어섰다. 이 가운데 38%(63곳)가 중금속 작업장, 12%(20곳)가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이다.

마을 앞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인 '드림로'는 버스와 대형트럭 등이 하루 평균 약 1만2700대, 마을 내부도로인 '사월로'에는 승용차와 소형트럭이 약 700대가 각각 통행한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05~2018년 13년 간 주민 15명이 암에 걸려 이중 8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발생 암의 종류가 다양했고 암 발생비 역시 타 지역보다 유의하게 높지 않았다. 주민에게 발병한 암 종류는 폐암·유방암 각 3명, 갑상선암·위암 각 2명, 담도암·임파선암·담낭암·석수암·간암 각 1명이었다.
 
주민 몸속 유해물질 일부 항목이 만 19세 이상 성인 평균보다 1.1~1.7배 높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독일환경청 인체모니터링위원회의 권고치(카드뮴 4㎍/g cr., 수은 20㎍/g cr., 2-NAP 및 납 권고치는 없음)보다는 훨씬 낮게 나왔다.

주민의 소변에 검출된 유해물질 농도는 카드뮴 0.76㎍/g-cr., 수은 0.47㎍/g-cr.,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대사체(2-NAP) 3.80㎍/g-cr., 혈액 중 납 1.82㎍/dL이었다.

카드뮴 고농도자 6명에 대한 정밀검진 결과에서 신장질환과 골다공증 등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했고, 유해물질별 생체 농도 95분위 이상 대상자 28명의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특이소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이 우울증과 불안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건강검진 참여자의 우울증 호소율은 24.4%, 불안증 호소율은 16.3%로 전국(우울증 5.6%, 불안증 5.7%) 대비 각각 4.3배, 2.9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대기 중 미세먼지와 중금속 농도가 타 지역보다 높아 주거 환경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냈다.

지난해 3계절(겨울·봄·여름) 각 3일간 마을 내 3개 지점에 측정된 대기 중 미세먼지(PM10)의 평균농도는 55.5㎍/㎥였다. 같은 날 인천 서구 연희동에서 측정된 37.1㎍/㎥보다 1.5배 높다.

대기 중 중금속의 주요 성분인 납(49.4ng/㎥), 망간(106.8ng/㎥), 니켈(13.9ng/㎥), 철(2,055.4ng/㎥) 농도도 인천 구월동과 연희동보다 2~5배 높았다. 다만 세계보건기구와 우리 정부의 권고치를 초과하지는 않았다.

미세먼지 기여도가 높은 오염원으로는 순환골재처리장 등 건설폐기물 처리업(19.4%)과 자동차(17.7%), 토양 관련 오염원(12.5%) 순으로 확인됐다.

 사월마을 내 토양과 주택 침적먼지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됐다.

마을 13개 지점 토양에서 검출된 중금속은 비소(6.8~17.1㎎/㎏), 카드뮴(0.8~1.0㎎/㎏), 니켈(13.7~38.8㎎/㎏), 납(28.6~205.1㎎/㎏) 등이다. 이 역시 토양오염 우려 기준(비소 25㎎/㎏, 카드뮴 4㎎/㎏, 니켈 100㎎/㎏, 납 200㎎/㎏)은 초과하지 않았다.

주택 14곳의 서까래와 문틀 등에서 채취한 침적먼지에서는 알루미늄을 제외한 중금속 7개 항목이 지각의 원소 조성 농도보다 높게 나타났다. 비소 21.8㎍/g, 카드뮴 4.31㎍/g, 철 8만4920㎍/g, 망간 1610㎍/g, 니켈 172㎍/g, 납 235㎍/g이었다. 

전국 시·군·구 단위의 개별입지 공장의 밀도와 14세 미만 및 65세 이상 취약인구 비율 고려했을 때 인천 서구는 난개발 취약 수준이 가장 위험한 10분위에 해당됐다.

마을 모든 주택 부지경계에서 이틀간 주·야간 각 2회씩 측정한 소음은 전 지점에서 1회 이상 기준(주간 55dB, 야간 45dB)을 초과했다. 특히 19개 지점은 주·야간 모두 기준을 초과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환경정의 지수에 기반한 '주거환경 적합성평가' 결과로는 전체 52세대 중 37세대(71%)가 3등급 이상으로 주거환경이 부적합한 것으로 도출됐다.

유승도 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은 "향후 인천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조사 및 주거환경 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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