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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유럽 관광지 썰렁…"지진 재난 같아"

등록 2020.02.18 13: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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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1월27일 자국민 해외여행 금지

면세점, 고급호텔, 명품매장 중심으로 타격

[파리=AP/시스]14일(현지시간) 밸런타인 데이를 기념해 조명을 밝힌 프랑스 파리의 에펠 탑 모습. 2020.02.15.

[파리=AP/시스]14일(현지시간) 밸런타인 데이를 기념해 조명을 밝힌 프랑스 파리의 에펠 탑 모습. 2020.02.15.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탓에 유럽의 주요 쇼핑 명소 등 관광지가 텅 비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관광대국인 이탈리아 문화관광부 측은 중국 관광객이 사라지다시피 한 현 상황을 천재지변에 비유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의 루이뷔통 매장 앞에는 10명만이 줄을 서 있었다. 모두 아시아인이었으며 상당수가 중국말을 썼다.

루이뷔통 매장 건너편 가게에서 일하는 야스민 벤은 "요즘에는 줄이 저것보다 짧을 때도 있다. 예전에는 줄이 훨씬 길어서 코너를 돌아 뒤쪽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프랑스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장소 중 하나였지만 최근 방문 고객이 감소했다.

정확한 수치로 계산하기는 이르지만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은 거의 모든 곳에서 눈에 띈다고 NYT는 전했다.

부르고뉴 와인을 판매하는 파리의 거리, 독일 노이슈반슈타인 성, 영국 옥스퍼드셔의 아울렛 등 유럽 전역의 관광지에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었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1월 자국민의 해외 단체관광을 금지한 게 기점이 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심각한 영향을 받은 관광 사업자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문화관광부 대변인 마티아 모란디는 "지진이나 비상사태에 버금가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런던=AP/뉴시스] 지난해 11월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루이뷔통 매장 앞의 모습. 2020.02.18.

[런던=AP/뉴시스] 지난해 11월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루이뷔통 매장 앞의 모습. 2020.02.18.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기 3년 전인 지난 2000년 중국 관광객은 외국에서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를 썼다. 2018년에는 2770억달러(약 329조1000억원)로 늘었다.

1월21일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이탈리아 문화관광 장관과 뤄수강 중국 문화여유부 부장은 양국의 문화 및 관광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1년간의 프로젝트를 약속했다. 하지만 약 열흘 만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 이탈리아는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했다.

대형 국제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최근 무산된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다.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에 따르면 주최측은 이 행사가 10만명 넘는 방문객을 불러들이고 5억유로(약 6430억원)의 매출을 올리리라고 전망했었다. 임시직 1만4000개를 창출하고 비수기에 호텔 객실을 다 채워주리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아직 유럽 관광 업계 전반이 휘청이는 건 아니다. 다른 유럽 국가나 미국인에 비하면 유럽 관광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서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대변인 소피 그레인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관광객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인은 미국인에 이어 2번째로 루브르 박물관을 많이 찾았다. 파리에서 8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다. 반면 미국인 관광객 규모는 240만명이다.

그럼에도 단체로 다니며 돈을 쓰는 중국 관광객의 감소는 특정한 분야에서 큰 타격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인이 고객의 80%를 사용하는 면세점과 기타 사업장의 매출은 급감했으며, 명품 매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리 다음으로 인기 있는 프랑스 도시인 디종에서는 이달 약 40개 호텔에서 3000개 객실의 예약이 취소됐다. 오스트리아 할슈타트의 관광당국 책임자인 그레고르 그리츠키는 "중국 관광객들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하다. 그들은 쇼핑에 돈을 쓰고 고급 호텔에서 묵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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