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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은 무한대 지원한다는데"…항공업계, 정부에 '유동성 지원' 호소 나선다(종합)

등록 2020.03.19 15: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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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19일 경영자금지원 건의 관련 회의

국토부 등에 경영자금 지원 건의안 제출 예정

"美는 최우선 지원, 독일은 무한대 지원 방침"

"유동성 위기 속 정부 지원 없이 극복 어려워"

[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한 중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주 출발하는 중국 여행 예약을 100% 일괄 취소하고, 수수료 없이 환불 조치하기로 했다. 2020.01.29.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한 중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주 출발하는 중국 여행 예약을 100% 일괄 취소하고, 수수료 없이 환불 조치하기로 했다.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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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내 항공업계가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긴급 경영자금 지원 건의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정부가 착륙료 감면, 시설사용료 납부유예 등 항공업계 대상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유동성 지원책 없이는 사태 극복이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항공사는 회의를 열고 해외 정부의 항공사 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정부에 건의할 내용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들 항공사는 ▲항공사 채권 발행 시 정부의 지급 보증 요청 ▲국토부의 항공 분야 긴급지원 자금 규모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항공협회 차원에서 건의문을 제출할 예정이나, 시기나 방법은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스타항공 최종구(왼쪽부터) 대표이사, 에어부산 한태근 대표이사, 아시아나항공 한창수 대표이사,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제주항공 이석주 대표이사, 진에어 최정호 대표이사 등이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0.02.1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스타항공 최종구(왼쪽부터) 대표이사, 에어부산 한태근 대표이사, 아시아나항공 한창수 대표이사,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제주항공 이석주 대표이사, 진에어 최정호 대표이사 등이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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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현금 유동성 지원 없이 극복 어려워"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1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항공기 착륙료 감면을 즉시 시행하고, 감면 폭도 20%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정부는 항공기 정류료도 3~5월 전액 면제하고 운항이 중단된 공항 상업시설의 임대료는 운행 재개 시까지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미사용 운수권·슬롯 회수도 전면 유예하기로 했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에 4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지난달 17일 정부가 LCC에 대해 최대 3000억원의 금융지원을 발표함에 따라, 티웨이항공에 긴급 운영자금 60억원을 무담보로 승인했다. 또한 에어서울, 에어부산에 대해서는 아시아나항공 등을 통해 각각 200억원, 140억원 지원을 마쳤다.

산은은 해당 LCC에 대한 추가 지원 및 다른 LCC에 대한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서도 심사절차를 거쳐 최대한 신속히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항공업계는 이 같은 지원책 외에 추가적인 지원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항공사들은 전 세계 항공업계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운데, 자체 신용만으로는 채권 발행을 통한 경영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정부, 국책은행의 보증이 있어야 국적 항공사의 생존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금융 지원, 세제 감면 등 항공업계에 대한 최우선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독일은 루프트한자 등 자국항공사를 대상으로 무한대(Unlimited) 금융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또한 자국 항공사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에 나서며, 에어프랑스의 경우 11억 유로 규모의 대출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이번 회의를 통해 정부의 긴급지원 자금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건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국토부가 LCC 대상으로 지원한다고 밝힌 긴급지원 자금 규모를 확대하고, 지원 대상을 대형항공사까지 포함해 전체 국적 항공사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날 정부의 지원책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항공사 사장들이 지난달 국토부 장관 간담회에서 요청한 내용 중 일부가 포함된 것"이라며 "고사위기에 직면한 항공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6.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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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 내용과 별개로 대형항공사들은 현재 LCC에만 적용되는 '사업용 항공기 지방세(취득세, 재산세) 면제'도 적용받길 원하고 있다. 항공기 취득 및 부품 관세 면세액의 20%에 대해 부과되는 농특세에 대해서도 한시적 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지방세 납부액은 573억원, 농특세 납부액은 203억원 규모였다.

한편, 항공업계는 현재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화권 위주로 감소하던 항공여객은 호주, 스페인 등 선진국까지 운항중단(21개국 셧다운)이 확산됨에 따라 3월 둘째주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91.7% 감소한 상태다.

모든 국제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곳은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총 5곳이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이미 코로나19 이전 주간 운항횟수 920회의 80% 이상을 중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행기를 띄울 곳이 없으니 '버티기'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어 파산 위기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호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CAPA는 최근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5월까지 대부분의 항공사가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사가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최대 2000억달러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IATA의 수석 경제학자 브라이언 피어스(Brian Pearce)는 "많은 항공사들이 현금이 부족하며, 75%의 항공사는 3개월 이상 고정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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