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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서개이야기·마른대지·우리는 농담이(아니)야, '올해 연극 베스트3'

등록 2020.12.08 11: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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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연극 '왕서개 이야기'. 2020.11.09. (사진 =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이강물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왕서개 이야기'. 2020.11.09. (사진 =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이강물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연극평론가협회(회장 김미도)가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수상작을 8일 발표했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극단 배다의 '왕서개 이야기'(김도영 작, 이준우 연출), 래빗홀씨어터의 '마른 대지'(루비 래 슈피겔 작, 윤혜숙 연출), 성북문화재단·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우리는 농담이(아니)야'(이은용 작, 구자혜 연출)다.

이 상은 지난 1년간(2019년 12월1일 ~ 올해 11월30일) 국내 무대에 오른 연극작품 중, 한국연극에 유의미한 방향성을 제시한 작품들에게 주어진다.

'왕서개 이야기'는 1930년대 만주에서 매사냥꾼으로 살아가던 왕서개가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일본에서 국적과 이름을 모두 바꾼 채 살아가면서 가해자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성곤 연극평론가는 "전쟁과 야만의 시대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살아왔던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인간에 대한 질문으로 초점을 맞추면서 사유의 폭을 확장한다"면서 "여러 편의 2인극을 정거장식으로 배치한 듯한 느슨한 구성을 취하고 있음에도 마지막에는 인간에 대한 방대한 퍼즐이 완성된 듯한 쾌감을 던져준다"고 봤다.

미국 작가 루비 래 슈피겔이 2014년 발표한 '마른 대지'(번역 함유선)는 혼자서 낙태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한 고등학교 수영부 학생 '에이미'를 통해 소녀들의 불안, 고립감 등을 그린 수작이다.

김유미 연극평론가는 "페미니즘 이슈와 관련되는 연극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특히 임신중단이라는 고전적인 주제에 대해 시사점을 던져줄 뿐 아니라 연극적으로 무대와 배우들의 연기 모두 유의미한 성취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는 트랜스젠더를 통해 이분법적 사회에서,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정옥 연극평론가는 "지금까지 퀴어의 주체적 위치를 주장하기 위해 필요할 수 있었던 진지한 관행적 표현들을 거부하고, 오히려 자기 분열과 자기 비평, 자기를 패러디화 함으로써 새로운 퀴어 정치학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놀라운 발견"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춘향이 아닌 향단을 주인공으로 재설정 해 현재의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로 신선하게 뒤바꾼 소리꾼 이승희의 '몽중인'(두산아트센터 제작), 사라지고 묻힌 것들을 복원하는 배삼식 작가의 장인 정신이 아름답게 드러난 '화전가'(국립극단 제작), 5년 전에 초연된 작품임에도 시의적절한 이야기로 평가 받은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도 유력 후보로 언급됐다. 부평아트센터 '극장을 팝니다'는 서울 및 대학로의 연극들에 보다 주목해 온 연극계에 새로운 자극을 준 작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의 시상식은 10명의 최소 인원만 참여해 14일 오전 11시에 라파엘 센터(공간협조)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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