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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의 종도 없고 "취소, 취소"…조용히 저무는 2020년

등록 2020.12.31 14:56:09수정 2020.12.31 1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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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연말 풍경 변화

화상채팅 프로그램인 '줌'에서 모여 '망년회'

예약했던 호텔, 일출여행 계획…줄줄이 취소

"아쉽긴 하지만, 돌아다니기 죄송스럽더라"

1월1일 맞춰 술집 가려던 학생도 "다음으로"

정부, 연휴 동안 확진자 본 후 방역대책 논의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구 2.5단계가 계속된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연말연시 화려한 조명은 그대로지만 인파가 사라지며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2.2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구 2.5단계가 계속된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연말연시 화려한 조명은 그대로지만 인파가 사라지며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2.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신재현 수습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각종 행사 등이 취소되면서, 연말 풍경이 바뀌고 있다. 달라진 분위기에 시민들도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속 조용한 연말 보내기 준비에 나섰다.

31일 오후 뉴시스가 만난 시민들은 작년과는 다른 연말을 계획하고 있었다.

작년엔 친구들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는 20대 장모씨는 이번 연말 송년회를 친구들과의 '줌년회'로 대신하기로 했다. 줌년회란 사회적 거리두기의 술집·식당 이용이 제한되자 각자 집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모일 수 있는 화상채팅 프로그램 줌에서 만나 망년회를 갖는 것이다.   

장씨는 "지난주 토요일(26일) 저녁, 고등학교 친구들 6명이 줌에서 모였다. 화상채팅이니 30분~1시간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3시간이나 수다를 떨었다"면서, "각자 집에서 줌에 접속만 하면 되니까 치장할 필요도 없고 차 끊길 걱정도 없어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늦은 저녁 8시부터 친구 2명과 각자 집에서 줌으로 만나 맥주를 마시며 연말을 보낼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부가 연말연시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 및 스키장 운영 중단과 관광명소 폐쇄 등 특별 대책을 시행하기로 한 지난 23일 오전 서울 남산공원 팔각정에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 전국적으로 특별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한다 밝혔다. 2020.12.2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부가 연말연시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 제한 및 스키장 운영 중단과 관광명소 폐쇄 등 특별 대책을 시행하기로 한 지난 23일 오전 서울 남산공원 팔각정에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 전국적으로 특별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한다 밝혔다. 2020.12.23. [email protected]

매년 연말 결혼한 딸들과 호텔이나 콘도에서 가족모임을 가졌다는 임모(75)씨도 올해는 집에 머문다.

임씨는 "시국이 이래서 이번엔 남편과 둘이서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해돋이 명소로 일출 여행을 자주 갔다던 김모(33)씨는 "답답할 것 같아서 저녁엔 잠깐 한강 공원에 조깅 정도는 다녀올 것 같다"면서 "그밖에 다른 계획은 없다. 집에서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사람들의 연말 풍경 변화와 함께 각종 행사도 온라인으로 대체된다. 해마다 12월31일 자정에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렸던 '제야의 종' 야외 타종행사가, 67년 만에 처음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된다. 온라인 제야의 종 타종행사는 tbs교통방송과 라이브서울, 유튜브, 페이스북 등 온라인 방송과 KBS, 아리랑TV 등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방송으로 생중계된다. 온라인 타종행사는, 사전 촬영 영상 등을 교차 편집해 선보일 예정이다.

강원 삼척시는 해맞이 행사를 온라인으로 송출한다. 그 대신 삼척 시내 해맞이 명소는 대부분 폐쇄되고, 주변 주차장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내년 1월1일 오전 9시까지 출입 및 주차를 전면 통제한다.

전국 해돋이 명소들은 관광객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몽촌토성 망월봉에서 매년 열리던 새해맞이 해돋이 행사도 취소됐다. 망월봉은 이날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출입이 통제·폐쇄된다. 같은 기간 제주도도 공영관광지 60개소와 비지정 관광명소 15곳이 임시 휴업한다. 오름 33개소는 출입이 제한된다.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경남 남해군 남면 다랭이마을 인근에서 바라본 바다위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남해군은 코로나 19 여파로 관내 일출 명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새해 해맞이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2020.12.31. con@newsis.com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2020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경남 남해군 남면 다랭이마을 인근에서 바라본 바다위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남해군은 코로나 19 여파로 관내 일출 명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새해 해맞이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2020.12.31. [email protected]

여행 계획 등을 세웠던 이들도 이런 분위기에 호텔 예약 취소 등 계획을 바꾸고 있다.

경주 소재 호텔에서 연말을 맞으려던 하모(33)씨는 지난주 예약했던 호텔을 취소했다. 예약할 때보다 코로나19 환자가 늘면서 여행을 떠나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씨는 "다행히 호텔 측도 예약인원의 절반만 받아야 한다고 해 위약금 없이 예약을 취소해줬다"면서 "이번 연말은 여행을 같이 가기로 한 친구와 그냥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치킨 등 음식을 시켜놓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올라와 있는 드라마를 시청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하씨는 "얼마 없는 휴일인데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코로나19 때문에 온 세상이 시끄러운데 돌아다니기가 좀 죄송스럽더라"고 했다.

1월1일에 맞춰 친구들과 술집에 갈 예정이었다는 박모(20)양도 계획을 바꿨다.

그는 "최근에 코로나19가 너무 심해져서 술집 가보는 건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들과 집에서 저녁을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연말연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을 막기 위해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에서는 2단계 조치를 시행 중이다. 여기에 특별방역 대책까지 포함한 방역 조치는 내년 1월3일까지 이어진다. 연휴 종료 시까지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본 후 방역 전략에 대해 다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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