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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백신 '교차접종' 안돼"...접종간격에는 이견

등록 2021.01.07 12:00:00수정 2021.01.08 07: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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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체적으로 서로 다른 백신 섞어 쓰는 방식 반대

백신 효과·안전성 검증 안됐고 한국, 영국·미국 등과 달라

"1·2차 접종간격 지켜야" vs "1차 때 가능한 한꺼번에 접종"

[애스펀=AP/뉴시스] 2020년 12월21일 미국에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이틀 뒤 콜로라도주 도시의 한 커뮤니티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 주사병을 들고 있다. 2021. 1. 3.

[애스펀=AP/뉴시스] 2020년 12월21일 미국에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이틀 뒤 콜로라도주 도시의 한 커뮤니티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 주사병을 들고 있다. 2021. 1. 3.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전문가들이 국내에서 서로 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섞어 쓰는 '교차 접종'은 안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1·2차 접종간격을 늘리는 것을 두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백신 효과 안전성 검증 안돼...교차접종 반대

코로나19 초기 생산 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미국,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최근 '절반 접종', '교차 접종', '접종간격 확대' 등 '변칙 접종'까지 동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서로 다른 백신을 섞어서 접종하는 방식을 반대하고 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고,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미국, 영국 등과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은 "백신을 용법과 용량에 맞춰 사용하라고 허가를 내주는 만큼 임상시험에서 진행한대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영국이나 미국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수만~수십만 명 발생하는 것은 아니여서 통제가 가능해 원칙(용법·용량)을 철저히 고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도 "교차접종은 아직 임상연구 결과가 없기 때문에 하면 안 된다"며 "영국은 상황이 워낙 다급해 교차 접종을 허용하는 지침을 내놨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교차 접종하고 있는 B형간염 백신, 독감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교차접종은 연구된 게 전혀 없다"며 "우리는 영국과 같은 상황이 아니고, 미국도 교차접종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1·2차 접종간격 지켜야 효과 있어" vs "1차 때 가능한 많이 접종"

하지만 1·2차 접종간격을 늘리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1·2차 접종간격이 예정보다 늘어나면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접종간격을 꼭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백신 접종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져 재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가능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접종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전 보건대학원장은 "2회 접종하는 백신의 경우 들여온 물량을 한꺼번에 써버리면 다음번에 필요한 물량이 제 때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접종간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접종간격을 철저히 지킨다는 원칙 하에 들여온 물량의 반은 1차 접종 때 쓰고, 나머지 반은 2차 접종분으로 보관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크지 않은 만큼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1·2차 접종간격을 굳이 흔들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현재 1000만명 분을 계약한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때 절반인 500만 명만 맞추고, 남은 물량은 3주 뒤 2차 접종용으로 보관해 두는 것이다. 이후 1000만명 분이 다시 들어올 경우 절반은 새로운 500만 명을 맞추고, 나머지 500만명 분은 기존 1차 접종을 하지 못한 500만 명에게 맞추는 식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계약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얀센(1회)을 제외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은 모두 2회 접종 백신이다. 제약사의 권장 접종간격은 화이자는 3주,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는 4주다.

반면 마 부회장은 "백신이 조금씩 나눠져 들어오는 상황에서 접종 후 일정 시간이 지나 항체가 떨어져 방어능력(면역력)이 감소하면 재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1차 접종 때 가능한 한꺼번에 많은 인원에게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2차 접종 시기가 좀 늦어져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우선 접종하는 것이 백신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백신연구소에 따르면 A형 간염,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 콜레라 백신 등 2회 접종이 원칙이지만, 1회 접종 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효과를 본 백신도 있다.

향후 1차 접종을 우선 시행하는 국가도 나올 전망이다. 한 예로 모더나의 mRNA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1회 접종만으로도 예방 효과(유효성)가 약 80%까지 나타났다. 다만 1회 접종에 따른 정확한 효능과 면역력 지속기간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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