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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호수' 저스틴 전 감독 "미국 아동 시민권법 허점 알리고 싶었다"

등록 2021.10.12 16: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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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온라인 간담회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

"'파친코' 작업 호흡한 윤여정. 최고의 배우"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한국계 미국 배우 저스틴 전이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푸른 호수'(Blue Bayou)의 미국감독조합(DGA)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스틴 전이 감독과 각본, 주연을 맡은 '푸른 호수'는 '미나리'에 이어 입양인이 처한 현실을 묵직한 메시지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21.09.16.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한국계 미국 배우 저스틴 전이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푸른 호수'(Blue Bayou)의 미국감독조합(DGA)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스틴 전이 감독과 각본, 주연을 맡은 '푸른 호수'는 '미나리'에 이어 입양인이 처한 현실을 묵직한 메시지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21.09.16.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제2의 '미나리'로 불리는 영화 '푸른 호수'의 저스틴 전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영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전 감독은 12일 미국 현지에서 화상으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BIFF) '푸른 호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먼저 "아름다운 영화제에 초청돼 영광이다. 이 영화에는 한국 사람으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에 관한 고민, 그리고 백인들 사이에 둘러싸여 살아온 아시아 아메리칸으로서의 질문이 녹아 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푸른 호수'는 미국인도 한국인도 될 수 없는 한 남자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뜨거운 분투를 그린 영화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미국 이민법의 허점으로 시민권을 얻지 못해 갑작스레 강제 추방 위기에 놓인 남자 안토니오(저스틴 전)와 아내 캐시(알리시아 비칸데르), 딸 제시(시드니 코왈스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부문에 초청됐다.


[서울=뉴시스]'푸른 호수' 스틸(사진=유니버설픽쳐스 제공)2021.10.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푸른 호수' 스틸(사진=유니버설픽쳐스 제공)2021.10.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저스틴 전 감독은 "이 이야기에서 나 자신을 분리할 수 없다. 미국 토양 안에서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늘 구하려고 한다"며 '푸른 호수'를 연출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삶에 대해 이전의 다른 영화들보다 좀 더 세밀하게 그려내고자 애썼다.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다루는 영화들이 이들을 '한국계 미국인', '중국계 미국인', '일본계 미국인' 등 한 민족성을 가진 인물로만 그려요. 그런 것을 보면서 왜 어떤 민족이 다른 민족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지 못할까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전 감독은 "저희 영화의 배경이 미국 남부다. 여기서 왜 백인들만 남부 사람으로서 영화에 등장할까 생각했고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나는 '한국 사람이 남부사람으로 보여지면 어떨까' 생각했다"고도 했다.

이어 "제 아내가 러시아 사람이기 때문에 저희 가족 역시도 다문화 가정이다. 아버지는 아시아인인데 아이들은 백인인 모습을 왜 보여주면 안 될까 생각했고 그런 부분을 다르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저스틴 전은 최근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 중 한 명이다. 배우이자 각본가기도 한 그는 할리우드 히트작 '트와일라잇'(2008), '뉴 문'(2009), '이클립스'(2010)에 연달아 출연했고 영화 '맨 업'(2015)·'국'(2017)·'미스 퍼플'(2019) 등의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 '푸른 호수'에서도 각본·연출·출연을 맡았다.'푸른 호수'는 미국 내 아시아인의 모습을 담았을 뿐 아니라 미국 내 입양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입양 관련 이슈를 보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안토니오는 입양이 된 후 미국에서 살았다. 그러나 23년 뒤 서류가 하나 빠졌다고 '너는 미국인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원하지 않아 입양을 보낸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또 이미 그들에게 거부가 돼서 미국에 왔는데 미국에서도 '너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로 이런 이슈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현재의 미국 아동 시민권법의 허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각본을 위한 취재 과정에 대해서 언급할 때는 도용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저스틴 전 감독은 '푸른 호수'에서 한국계 입양인 아담 크랩서(신상혁)의 사연을 동의 없이 도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아담 크랩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할리우드 야망을 위해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저스틴 전 감독은 "입양인 다섯 사람과 계속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영화를 만들며 피드백을 받았다. 추방이 됐거나 위험에 처한 아홉명을 만나 그들의 피드백을 들으며 이야기를 만들어 갔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한국계 미국 배우 저스틴 전이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푸른 호수'(Blue Bayou)의 미국감독조합(DGA)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스틴 전이 감독과 각본, 주연을 맡은 '푸른 호수'는 '미나리'에 이어 입양인이 처한 현실을 묵직한 메시지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21.09.16.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한국계 미국 배우 저스틴 전이 1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푸른 호수'(Blue Bayou)의 미국감독조합(DGA)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스틴 전이 감독과 각본, 주연을 맡은 '푸른 호수'는 '미나리'에 이어 입양인이 처한 현실을 묵직한 메시지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21.09.16.

그는 자신의 뿌리인 한국의 콘텐츠가 전 세계를 강타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이나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한국 콘텐츠가 정말 많이 알려지면서 미국 사람들도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에 관해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전 감독은 "한국 콘텐츠가 사랑받는 이유는 한국 사람들의 한과 같은 정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다른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래서 문화나 정치적 상황을 몰라도 된다. 어떤 감정인지를 이해하면 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한 K-POP 열풍에 대해선 "K-POP도 마찬가지다. 아이돌 그룹은 한 명이 아닌 그룹 전체 멤버가 얼마나 서로를 챙겨 주고 함께 무대에서 멋있는 것을 창조해 내는지를 보여 준다. 그 퍼포먼스를 보면서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걸 보면서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윤여정에 대해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전 감독은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나 촬영을 마쳤다.

그는 "윤여정은 최고"라고 말했다.

이어 "윤여정은 돈을 벌지 못할 때도 계속 연기를 했다. 진정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일을 사랑하고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다. 그리고 잘못된 것은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타협하려고 하지 않고 문제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이야기하는 열정이 있다. 정직하고 친절하고 넓은 내면에 엄청난 프로 정신을 가졌다. 함께 작업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마지막까지 전 감독은 자신의 뿌리를 강조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한국 문화에 대한 아름다운 영화를 계속 만들겠습니다." 

영화는 13일 개봉
 
[서울=뉴시스]'푸른 호수' 스틸(사진=유니버설픽쳐스 제공)2021.10.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푸른 호수' 스틸(사진=유니버설픽쳐스 제공)2021.10.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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