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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게임으로 미얀마 독재 정권에 대항한다…수익금 반군 지원

등록 2022.07.21 15: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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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이후 시민 무차별 공격하는 미얀마 정권

지난 3월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전쟁 게임 출시

수익금은 피란민·시민방위군 지원…1억원 이상

외국인·노인·승려·정부군도 게임 참여하며 지원

[서울=뉴시스] 지난 3월 미얀마 개발자 3인이 출시한 게임 '워 오브 히어로스'는 게임 속에서 가상의 독재 군인을 공격하며 얻은 수익금은 실제 시민방위군에 지원한다. (사진=유튜브 노블 번메스 영상 캡처) 2022.07.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3월 미얀마 개발자 3인이 출시한 게임 '워 오브 히어로스'는 게임 속에서 가상의 독재 군인을 공격하며 얻은 수익금은 실제 시민방위군에 지원한다. (사진=유튜브 노블 번메스 영상 캡처) 2022.07.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미얀마 시민들과 이들을 응원하는 전 세계 사람들은 게임 속에서 가상의 군인들을 공격하면서 미얀마 쿠데타 정권에 맞서 싸우는 저항군에 수익금을 지원한다.

20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월 첫선을 보인 비디오 게임 '워 오브 히어로스'는 지금까지 39만 번 이상 다운로드되며 그 수익금을 미얀마 독재 정권 저항 세력 자금과 피란민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평생 비디오 게임을 해본 적이 없었던 미얀마의 은퇴한 역사 교사 유 세인 린(72)은 약 한 달 전 페이스북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이 게임을 발견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거의 매일 게임을 하고 있다.

그가 게임 속에서 공격하는 것은 실제 군인이 아닌 가상의 미얀마군이지만 이는 수천 명의 시민을 무자비하게 죽인 미얀마 군부에 실제로 저항하는 일이다.

'무장한 군대'라는 뜻의 미얀마 군부 '타트마도'는 지난 50여 년간 미얀마를 통치하며 자국민들과 전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이들은 야당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비무장 시위대를 총살하며 수천 채의 집을 불태우는 등 반대 세력을 진압하려 했다.

잔혹한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정글로 도망쳤다. 그곳에서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 지도 아래 6만 명 이상의 전투원을 보유한 시민방위군(PDF)을 결성했다. 도시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게릴라 부대를 결성해 독재 정권에 대항했다.

워 오브 히어로스는 지난해 2월1일 독재 세력이 권력을 잡기 전 미얀마를 떠난 3명의 개발자가 제작했다. 이 중 한 명인 고 투는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에 연루된 동료들이 체포되고 실종되자 이 게임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3월 출시한 미얀마 전쟁 게임 '워 오브 히어로스'는 출시 직후 애플 앱 스토어 게임 순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사진=애플 앱 스토어 페이지 캡처) 2022.07.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3월 출시한 미얀마 전쟁 게임 '워 오브 히어로스'는 출시 직후 애플 앱 스토어 게임 순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사진=애플 앱 스토어 페이지 캡처) 2022.07.21.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게임의 유료 버전은 지난 6월 중순 출시된 지 며칠 되지 않아 미국, 호주, 싱가포르 애플 앱 스토어 게임 순위 10위에 진입했다.

무료 버전에서도 사용자가 광고를 볼 때마다 수익이 발생한다. 이 게임에 54달러(약 7만원) 상당을 투자할 경우 혁명에 참여했다는 공로증명서를 받게 된다.

앱 스토어 게임 설명에도 "'악의 군대'로부터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저항군에게 동참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게임 개발자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부된 금액은 9만 달러(약 1억1800만원)이다. 이 중 약 5분의 1은 피란민들을 돕는 데 사용됐고, 나머지는 24개 이상 지역 방위 단체에 기부했다.

이 게임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힌 미얀마 승려 우 피냐르 원타(32)는 "이 게임은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지만 군사정권 하에 시민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타트마도 군인은 "타트마도의 복수가 무서워 남아있지만 혁명을 돕기 위해 게임을 한다"며 "저항 세력에 내부 정보를 몰래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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