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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류승룡 "코미디 연기는 제 사명이에요"

등록 2022.09.1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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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로 복귀

"액션영화보다 뮤지컬영화 힘들더라"

쥬크박스뮤지컬…1970~90년대 유행가

1년여 간 보컬 연습한 뒤 촬영 들어가

"내가 지향하는 건 결국 코미디 연기"

[인터뷰]류승룡 "코미디 연기는 제 사명이에요"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액션보다 힘들더라고요."

배우 류승룡(52)에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작업 과정에 관해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1000만 영화에 4편이나 출연했다. 안 해 본 역할이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인생은 아름다워'가 어떤 영화이길래 그에게서 이런 말이 나오게 한 걸까. 영화 개봉을 앞두고 류승룡을 만났다. 그는 "일단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현장에서 노래 녹음 해야죠, 후시 녹음 해야죠. 안무도 따로 해야 하고요, 또 이 안무를 다른 분들과 맞춰야 하고요. 처음 시도라는 장르라서 거기서 오는 긴장감도 있었습니다."

최국희 감독이 연출한 '인생은 아름다워'는 뮤지컬 영화다. 한국영화계는 사실상 뮤지컬 영화의 불모지다. 뮤지컬 영화가 주요 장르 중 하나로 단단히 자리잡은 할리우드와는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최근 관객을 찾은 뮤지컬 영화 중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있고, 많은 관객이 인생 영화 꼽는 '라라랜드' 역시 뮤지컬 영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인생은 아름다워' 이전 뮤지컬 영화를 이야기하려면 2006년 영화 '삼거리 극장'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역할과 장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류승룡이지만, 그에게도 뮤지컬 영화는 도전이었다. 그는 "만약에 '인생은 아름다워'가 쥬크박스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클래식 뮤지컬 영화였다면 엄두를 못 냈을 것"이라고 했다. 류승룡의 말처럼 이번 작품은 쥬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암에 걸려 오래 살지 못 한다는 걸 안 아내 '세연'(염정아)는 무뚝뚝하기 만한 남편 '진봉'(류승룡)에게 인생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첫 사랑을 찾아보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 길을 동행하자고 한다. 그렇게 세연의 여정에 부부의 추억이 하나 둘 씩 떠오르고, 그때 두 사람이 즐겨 들었던 유행가들이 배우의 입을 통해 극장 안을 채우게 된다.
[인터뷰]류승룡 "코미디 연기는 제 사명이에요"


[인터뷰]류승룡 "코미디 연기는 제 사명이에요"


"관객 여러분이 노래방에서 불러왔던 익숙한 노래를 상황과 대사에 맞게 전달한다는 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부분이었요. 1970~90년대 우리나라에 정말 좋은 노래들이 많더라고요. 서정적이고, 시 같고요." 류승룡은 영화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지 인터뷰 내내 영화 속에서 불렀던 최백호의 '세월이 가면', 김광진의 '편지',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유쾌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류승룡은 본격적으로 영화계로 넘어기 전인 2000년대 초 넌버벌 뮤지컬 '난타' 멤버로 세계 각지를 돌며 공연했다. 하지만 '난타'를 하지 않게 된 이후부터는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일이 없었다. 류승룡이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건 2004년, 그러니까 약 18년 간 노래와 춤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인생은 아름다워'를 찍기 위해 촬영 1년 전부터 노래와 안무를 연습했다. 류승룡이 더 공을 들인 거 노래였다. 보컬 트레이너와 일주일에 2~3번 만나 한 번에 2~3시간 씩 연습했다. 촬영할 때도 보컬 트레이너를 대동해 반복 연습하면서 연기했다.

"못 믿으시겠지만, 제 노래가 그렇게 연습한 노래입니다.(웃음) 예전에 뮤지컬도 해봤지만, 요즘엔 또 창법이 다르잖아요. 게다가 우리 국민들이 정말 귀가 좋잖아요. 워낙 노래를 많이 들으시니까요. 게다가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거기에 감정도 싣고, 노랫말이 가사처럼 불러야 했어요."

많은 관객이 기대하는 것처럼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도 류승룡 특유의 코미디 연기를 볼 수 있다. 아내가 암에 걸려 남은 생이 길지 않다는 설정은 비극적이지만, 영화는 대체로 유쾌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 역시 류승룡이다. 그는 "결국엔 가장 지향하는 연기는 코미디 연기"라고 했다. "코미디엔 웃음만 있는 게 아니죠 희노애락이 있어요. 게다가 웃음이 점점 없어지는 요즘같은 시대에는 사명감도 느껴요. 저도 재밌게 찍고 싶고요. 사는 게 얼마나 힘들어요. 건강한 웃음이 있어야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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